지형 조건상 '전략적 핵심 광물' 풍부…배터리용 망간 세계 8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진통 끝에 광물 협정을 타결하면서 25억년간 잠들어있던 자원 보고인 이른바 '우크라이나 순상지'가 결국 미국에 접근을 허용하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지리적으로 우크라이나는 매우 풍부한 자원을 타고났으며, 그 자원들은 앞으로 첨단 산업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있어 그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땅 표면 아래에는 '우크라이나 순상지'(Ukrainian Shield)라는 지형이 존재한다.
이는 약 25억년 전에 형성된 광물질 바위 지형으로, 그동안 여러차례 산 형성, 마그마의 형성과 이동 등의 변화를 겪어왔다.
이 같은 지질 작용은 리튬, 흑연, 망간, 티타늄, 희토류 등 여러 광물 자원이 만들어지는 데 좋은 조건을 만들어줬다.
세계 168개국의 원자재 생산 현황을 조사하는 기관인 '월드 마이닝 데이터'는 2024년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를 세계 40위 광물 생산국으로 평가했다.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망간과 흑연 생산량은 각각 세계 8위와 14위 수준이다. 티타늄 역시 대량으로 채굴돼 세계 11위 생산국으로 꼽혔다.
이들 광물은 전 세계가 각축전을 벌이는 산업 분야에 꼭 필요한 전략적 핵심 광물로 꼽힌다.
전기자동차,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등을 생산하는 데는 모두 리튬, 코발트, 희토류가 필요하다.
인디펜던트는 이날 서명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이 핵심 광물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동시에 수요 증가와 가격 변동성, 공급망 취약 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짚었다.
미국 내에도 핵심 광물이 다량 매장돼 있지만 환경 규제와 비싼 인건비 등으로 지금까지 채굴과 정제를 해외에 아웃소싱해왔다.
이에 따라 핵심 광물 생산과 가공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커졌다.
아직 협정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광물 협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미국은 이를 더 이상 중국으로부터 수입할 필요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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