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황금 연휴'가 반갑다. 선수들은 '살인' 여정이지만 K리그 팬들에게는 '통 큰' 선물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가 사흘 간격으로 두 개의 라운드가 열린다. 11라운드는 2~3일, 12라운드는 5~6일 벌어진다.
5월부터 K리그1은 숨막히는 열전에 돌입한다. 코리아컵 16강전(14일)까지 기다리고 있어 팀당 7~8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펼쳐진다. 기온도 상승하고 있다. 체력과의 전쟁도 시작된다. 전력층이 두터운 팀이 미소지을 가능성이 더 높다.
선두 대전하나시티즌(승점 23)이 한 발 앞서 있지만 K리그1은 안갯속이다. 2위 전북 현대(승점 18)와 6~7위 FC안양과 포항 스틸러스(이상 승점 15)의 승점차가 사정권인 3점이다. 3~4위 김천 상무와 울산 HD의 승점은 17점, 광주FC는 16점이다. 8~9위 FC서울과 강원FC는 나란히 승점 13점, 10위 제주SK는 11점을 기록 중이다. 11~12위 대구FC와 수원FC는 여전히 한 자릿수인 승점 7점이다. 팀당 경기수도 다르다. 울산은 다음달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으로 2경기를 더 치렀다. 울산과 상대한 대전과 안양도 한 경기가 많다.
11라운드의 키워드는 '어제는 동지, 오늘은 적'이다. 이번 시즌 울산에 둥지를 튼 이희균과 허율이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인 광주를 상대한다. 둘은 이정효 광주 감독이 빚은 작품이다. 김판곤 감독이 이를 의식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였다. 이희균은 울산에서 12경기에서 1골-1도움, 허율은 11경기에서 3골을 터트렸다. 최근 울산이 승패를 반복하는 부진한 상황이라 둘의 존재감은 떨어져있다. '옛' 스승 앞에서 반전을 마련해야 한다. 광주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4강 진출 실패를 뒤로 하고 K리그에 다시 '올인'한다. 울산과 광주는 2일 오후 7시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격돌한다.
같은 시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과 김천전도 '얄궂은 운명'과 마주한다. 김천 수비의 핵인 박승욱과 박찬용의 원소속팀이 포항이다. 박승욱은 6월, 박찬용은 10일 군제대해 포항으로 돌아간다. 그라운드에선 양보는 없다. 3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하는 서울과 전북도 두 인물에 눈길이 간다. 전북의 얼굴이었던 김진수와 문선민은 이번 시즌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둘은 친정팀을 상대로 연패 탈출을 노려야 한다. 반면 전북은 이번 시즌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공격은 전진우(6골)와 콤파뇨(5골)가 이끌고 있다. 두 팀의 대결은 '전설매치'로 불리는 라이벌전이다. 지난 시즌에는 세 차례 대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3일 오후 4시30분 안양, 6일 오후 2시 전북과 맞닥뜨리는 대전의 화두는 역시 주민규의 골행진이다. 이번 시즌 울산에서 대전으로 이적한 주민규는 8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개인 최다 득점(22골)을 기록한 2021시즌보다 득점 페이스가 더 빠르다. 특히 후반 집중력이 매섭다. 주민규는 8골 가운데 7골을 후반에 기록했다. 이 중 3골이 팀의 승리를 결정지은 결승골이었다. 대전의 선두에는 이유가 있다.
사흘 동안 2경기씩을 치르는 각 팀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로테이션도 불가피하다. 울산은 홈, 김천은 원정에서 2연전을 벌인다. 그 외 팀들은 홈과 원정을 반복한다. 5월 첫 주, 그라운드는 더없이 뜨겁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