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합천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 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요구하며 한시적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는 12일 합천읍 3·1 독립운동 기념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포함한 전두환 기념물조성 금지 법률을 즉각 발의하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이들은 "작년 10만명 넘는 국민이 일해공원 폐지와 전두환 기념물조성 금지 법률 제정에 참여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명의 국회의원도 이 정의로운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이 멈췄다는 현실을 온몸으로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단식을 시작한다"며 "시민의 뜻을 외면한 채 또다시 전두환을 미화하는 침묵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 회원인 고동의 간사, 강재성 전 합천농민회장 2명은 오는 18일까지 한시적으로 단식을 할 계획이다.
이 단체는 작년 11월부터 12월 사이 '전두환 공원 폐지와 관련 법률 제정 국민청원운동'을 벌여 10만5천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5만명 이상 서명을 받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심의 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다.
이 단체는 "이번 단식은 단지 이름 하나를 바꾸자는 싸움이 아닌 이 땅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몸부림"이라며 "단식으로 진실과 정의의 깃발을 다시 들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일해공원은 합천읍 황강 주변 5만3천724㎡ 일대에 총사업비 68억여원이 투입돼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이후 2007년 합천군은 공원 명칭을 합천이 고향인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변경했고, 현재까지 공원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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