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의 경쟁은 현대기아가 압도적인 국산차보다 훨씬 치열하다. 국산차의 경우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현대차가 부동의 1위, 기아가 2위, 제네시스가 3위다. 가끔 기아가 1위를 차지한 적은 있지만 대부분 이런 순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소속 세 브랜드를 합치면점유율이 85%가 넘어선다. 사실상 국산차 시장은 독점 상태다.
그에 반해 수입차 시장의 1위 자리다툼은 치열하다. 22년까지는 벤츠코리아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23~24년은 BMW코리아가 치열한 경쟁 속에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렇게 벤츠와 BMW는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브랜드의1위 싸움에 큰 기여를 하는 모델이 정확하다. 바로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다. SUV 강세인 국산차 시장과 달리 수입차 인기 모델은 중형 세단(E세그먼트)이차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5년 3월 벤츠코리아가 BMW를 꺾고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4월에는 닷 BMW가 1위에 올랐다. 이런 결과는차종별 판매순위를 보면 알 수 있다.
벤츠 E클래스가 차종별 판매 1위인 것은 물론판매량에서도 유일하게 3000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24년 BMW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를 차지했을 때도 24년 차종별 판매 1위는 벤츠 E클래스 였다.
그만큼 국내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이렇게 압도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이다. 벤츠는 수십 년전 수입차가 귀한 시절부터 부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브랜드였다.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들이 각자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지만 E클래스는 차에 관심이 적은 소비자층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브랜드가 각인되어 있다.
이런 범 대중적인 인식으로 인해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로 인해 다시금 중고차 시장에서도인기가 이어져 잔존가치까지 높아지는 선순환을 하고 있다.
즉, 대중적인 인지도로 인해 차에 관심이 없거나 차를 잘 모르는 소비자층, 카마니아 층 등 다양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아 높은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여기에중고차 잔존가치까지 보장되면서 그 인기가 꾸준히 유지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접근성 좋은 가격대이다. 예전만 하더라도 벤츠 E클래스는 고가 차량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발전과 더불어 국산차가격또한 꾸준히 상승했다.
여기에 현대차의 대표 인기 세단인 그랜저의 경우 가장 많이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트림은5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가격대가 더욱 올라간다. G80 세단에 인기 옵션을 조합할 경우 실 구입가는6000만원대 중반에서 7000만원 초중반가격을 형성한다. 또한 최근 등장한 G80 블랙은 시작 가격이 8000만원이 넘어가는8149만원이다.
벤츠 E클래스는현재 엔트리 모델인 E200 아방가르드판매량이 가장 높다. E200 아방가르드가격은 7500만원이지만 요즘1000만원 이상할인을 하고 있다. 결국 실 구입가는6500만원 미만이다.
E클래스 고객층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보다는 1000만원 가량 비싸고, 제네시스 G80과는 비슷하거나 좀 더 저렴한 가격에서구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상급 트림인 E300과 E450의 경우 9000만원대로고가다. 이런 고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보급형트림인 E200이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종합적인 완성도이다. 아무리 국산 제네시스 동급차보다 저렴하더라도 그런 이유만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다. 오랜 명성만큼 종합적인 완성도가 높다.
BMW 5시리즈가 날카로운 핸들링(예전에 비해 무뎌지긴 했다)과 운전 재미로 마니아층이 많은 것과 별개로 E클래스는 대부분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매력이다.
E200을 기준으로 한다면 특출나게 뛰어난 것도 없지만 흠잡을 만한 부족함도 없다. 좋은 승차감, 다루기 쉬운 편안한 세팅, 고속주행 안정감, 브랜드 파워,접근하기 좋은 가격대, 높은 중고차 잔존가치까지모두 어우러져 수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거기에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깐깐한국내 소비자성향에 맞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까지 갖추고 있다.
다만 현재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최근 할인율이 지속적으로높아지는 추세다. 장기적인 판매를 고려한다면 출고가 자체를 좀 더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의 치열한 가격 경쟁은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도움이 된다. 올해두 브랜드 가운데 수입차 1위를 누가 차지할지 향후 행보에관심이 집중된다.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