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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5억-디오픈 출전권 걸린 한국오픈, 유송규의 반전은 없었다...태국 깨우깐자나 우승 [춘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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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이하 한국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웃지 못했다. 마지막 보루였던 유송규가 무너지며 한국오픈 타이틀은 태국 선수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유송규는 25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코스에서 열린 한국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라운드 합계 3언더파 3위에 그쳤다. 우승 영광은 7언더파를 기록한 태국의 사돔 깨우깐자나에게 돌아갔다.

깨우깐자나에게 5억원이라는 거액의 상금이 주어졌다. 그리고 상금보다 값진 메이저대회 디오픈 출전권도 돌아갔다. 여기에 KPGA 투어 시드 5년, 아시안투어 2년 시드도 우승자가 가져갈 수 있는 특혜였다. 태국 선수로는 2019년 재즈 제인와타난넌드 이후 6년 만에 한국오픈 우승자가 됐다. 2000년 퉁차이자이디의 우승을 포함하면 태국 선수 세 번째 우승. 그리고 대회를 통틀어 28번째 외국인 선수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대한골프협회외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 초반부터 한국의 강자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원래 대회장이던 우정힐스컨트리클럽의 그린 공사로 올해는 장소를 라비에벨 듄스코스로 옮겼는데, 내셔널 타이틀 대회답게 굉장히 어려운 코스 세팅으로 1라운드부터 선수들이 고전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난해 우승자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 김민규가 1라운드 10오버파를 치고, 2라운드 첫 9홀에서 또 8파를 잃은 뒤 기권을 선언했다. 원래 코스 난이도가 그렇게 어려운 곳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페어웨이 폭을 대폭 줄이고 그린을 딱딱하게 눌러 무시무시한 코스로 변모했다.

한국의 자존심을 지킨 선수는 2015년 데뷔 후 오랜 기간 무명의 세월을 버텨낸 유송규. 140kg 가까웠던 몸무게를 100kg 가깝게 줄여 홀쭉해진 모습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번 대회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

3라운드에서 16번홀 통한의 트리플보기로 인해 4언더파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게 됐지만 태국의 간판 뿜 삭산신, 사돔 깨우깐자나와 함께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

삭산신 7언더파, 깨우깐자나 6언더파, 유송규 4언더파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 여기에 그 앞 조 전가람, 강윤섭, 김기환도 사정권 내에서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 어려운 핀 위치까지 선수들을 괴롭히며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지 않았다. 언더파를 치는 선수들을 찾기가 더 힘들었다.

깨우깐자나가 1번홀 보기, 삭산신이 2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이 안갯 속으로 흐르는 듯 했다. 유송규에게는 큰 추격 찬스. 하지만 유송규도 파4 3번홀에서 세컨드샷이 짧았고, 세 번째 어프로치까지 짧아 보기를 기록한게 아쉬웠다. 여기에 6번홀 파5에서 서드샷을 완벽하게 붙이며 절호의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짧은 퍼트를 흘린 것도 같은 조 두 태국 선수 기를 살려주는 계기가 됐다. 7번홀 버디가 나왔지만, 이후 침묵했다.

삭산신은 두 사람에 비해 티샷 버기리는 짧았지만, 페어웨이를 지키는 정교함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나갔다. 깨우깐자나는 버디와 보기를 반복하며 타수를 유지했다. 플레이는 화려했는데, 기복이 있었다. 삭산신은 아시안투어 4승, 깨우깐자나는 2승의 실력파 선수들이다. 유송규가 타수를 좁히지 못하는 사이 후반은 6언더파를 지킨 두 태국 선수의 선두 경쟁으로 흘렀다. 오히려 아마추어 김민수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기록하며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4언더파를 유지하던 파3 17번홀과 마지막 파4 18번홀에서 통한의 연속 보기로 울어야 했다. 대신 베스트 아마추어 수상으로 위안을 삼았다.

챔피언조의 승부는 14번홀에서 균열이 생겼다. 깨우깐자나가 혼자 파 세이브를 한 반면, 유송규와 삭산신이 보기를 치며 타수 차이가 벌어진 것. 파3 15번홀에서도 깨우깐자나는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어려운 어프로치를 홀컵에 붙인 반면 유송규와 삭산신은 또 보기를 범해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말았다. 특히 유송규는 깨우깐자나와 4타 차이로 벌어지며 우승 꿈이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유송규가 파5 16번홀 공격적인 세컨드샷으로 이글 찬스를 잡으며 마지막 반전을 노렸지만, 스리온 작전을 구사한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 먼저 버디를 쳐 유송규의 힘이 빠지게 했다. 유송규의 이글 퍼트는 홀을 빗나가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이 버디와 마지막 홀 극적 파 세이브 덕에 1타 차 단독 3위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한국 선수 최고 순위. 3위는 7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춘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