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내 소원은 이기는 것뿐. 프로가 핑계 대면 뭐하나."
대구FC 신입사령탑 김병수 감독이 1일 오후 7시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릴 광주FC와 17라운드 K리그1 홈경기를 앞두고 간절한 필승 각오를 전했다.
대구FC는 지난달 3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3대1로 승리한 이후 5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5경기서 1무4패, 승점 1점에 그치며 11위 수원FC(승점 15)와 '승점 4점 차'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키플레이어 세징야의 부상, 고재현, 박세진 등 영건들의 입대 등 악재가 잇달으며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대구는 지난 27일 제15대 사령탑으로 김병수 감독을 선임했다. 대구 구단은 "현재 팀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고자 K리그1에서 경험을 갖춘 지도자, 자기 철학과 전술을 팀에 접목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지도자, 그리고 강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 기준으로 삼아왔다. 김 감독은 이 같은 기준을 고루 충족하는 적임자"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김 감독은 27일 전북과의 홈경기를 직관했고, 29일 상견례를 가진 지 사흘 만에 이날 데뷔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사흘밖에 안 됐는데 많은 일이 일어난 것같다. 시간이 오래 간 것처럼 느껴졌다"고 데뷔전을 준비한 소회를 전했다. 전북전을 본 소감을 묻자 김 감독은 노코멘트했다. "말 안해도 잘 알지 않나. 어려운 상황인 걸 다 안다. 아직 선수 이름도 다 못외우는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건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22세 이하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운 데 대해 "이게 다다, 부상 선수들 빼고 다 나온 것"이라며 현실을 전했다.
유려한 패스워크, 전방압박으로 대표되는 '병수볼'을 대구에서 당장 구현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했다. 김 감독은 "지금은 본인들이 익숙한 것을 해야한다. 좋은 축구도 좋지만 현재 전방압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앞에서 수비하고 하는 것은 의미 없다"며 현실을 짚었다. "익숙한 대로 하다보면 많이 휘둘릴 것이다. 무조건 버텨야 한다. 한골 먹고 나선 승부를 내긴 어렵다"며 단단한 수비를 다짐했다.
수원 삼성에서 소방수를 경험한 후 두 번째 소방수 '아는 길이 더 무섭다'는 말에 그는 동의했다. "맞다. 아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부담감도 크다.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는 건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다. 내 나이가 기회를 엿볼 나이도 아니다. 힘든 길을 알지만 그렇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배우는 게 있지 않을까. 큰힘은 아니더라도 대구FC 선수들과 팬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같다"며 도전을 결심한 이유를 에둘러 전했다.
하고 싶은 축구를 위한 여름 이적 시장 보강 계획을 묻자 그는 "제가 하고 싶은 축구는 못할 것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스타일은 바꿔야한다, 여름 이적시장에선 아시다시피 국내선 영입은 한계가 있다. 어느 팀이든 잘하는 선수를 시즌중에 내줄 리가 없다. 그럼 외국 선수 보강이 전부인데 얼마나 빨리 적응하게 하는가가 문제"라고 했다.
'전술적 타협'이냐는 돌직구엔 "타협은 없다"고 즉답했다. "프로는 승리가 목적이다. 모든 걸 승리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다. 지금은 내가 하고싶은 것보다 해야할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계훈련 2달하고 한달 리그 하면 이때부터 팀의 윤곽이 나오고 아무리 적어도 세 달이 필요한데 지금 상황에서 아무리 훈련해도 내가 하고 싶은 건 100% 할 수가 없다. 기존 선수들이 잘하는 방법에 템포 조절과 스타일을 바꾸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근길 팬들을 볼 때마다 늘 감동을 받고 있다. 보답하는 건 이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확 달라진 '병수볼'을 보게 될 것같다는 말에 김 감독은 "세징야볼을 보게 될 것"이라는 한마디로 답했다.
연패에 빠진 선수들에게 어떤 동기부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행동"을 강조했다. "밀리는 경기를 예상하고 있지만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자신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두려워도 해야 한다. 행동해야 한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것 외엔 답이 없다. 진다고 해도 당장 죽는 건아니다. 더 발전하고 더 배우면 된다. 한단계 성장하면 된다. 어차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 내 소원은 이기는 것뿐이다. 축구를 잘하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소원"이라고 간절함을 전했다.
수원 삼성에서 강등권 선수단의 시련을 이미 경험했던 김 감독은 오히려 당당하고 초연했다. "프로가 핑계 대면 뭐하나. 채찍을 주면 달게 받아야 한다. 기분은 나쁘지만 경기를 못하면 욕먹는 건 당연하다. 실컷 한번 먹어보자. 안되면 할 수 없다. 힘들어하지 말고 지더라도 당당하게 하자"며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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