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선발 10승 투수와 20홈런 타자가 신인왕 대결에서 만나면 누가 이길까.
이번시즌에 진짜 그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생겼다. LG 트윈스의 왼손 투수 송승기와 KT 위즈의 외야수 안현민이 10승과 20홈런에 다가갈 수 있는 신인왕 후보들이다.
송승기는 벌써 5승을 챙겼다. 입단 5년차인 올해 첫 1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 송승기는 처음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10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중이다. 57⅓이닝을 던져 규정이닝(58이닝)에 조금 못미쳐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빠졌지만 전체 11위, 국내 5위에 해당하는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송승기가 10승이상을 기록한다면 2000년대 이후 이승호(SK 와이번스, 2000년, 10승) 오재영(현대 유니콘스, 2004년 10승), 류현진(한화 이글스, 2006년 18승), 이재학(NC 다이노스, 2013년 10승), 신재영(넥센 히어로즈, 2016년 15승), 소형준(KT 위즈, 2020년 13승)에 이어 7번째로 10승 이상을 거둔 신인왕에 도전하게 된다.
안현민은 갑자기 등장해 타자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2022년 2차 4라운드 38순위로 입단한 안현민은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는데 올시즌 그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다.
지난 4월 10일에 올시즌 첫 1군에 올라왔을 땐 8일간 1경기에만 출전했으나 4월 29일 다시 올라와 벌크업한 힘에 원래 가지고 있는 컨택트의 재능을 더해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라온지 이제 한달이 조금 넘었는데 29경기서 벌써 9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타율도 3할2푼4리(111타수 36안타) 좋고 30타점을 올리며 KT 타선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힘이 좋은데 컨택트가 좋은 타자여서 다른 홈런 타자와는 다르다는게 KT 이강철 감독의 설명이다. 만약 안현민이 20홈런 이상을 때려내고 신인왕에 오른다면 김태균(한화 2001년 20개) 양의지(두산 베어스 2010년 20개) 강백호(KT 2018년 29개)에 이어 2000년대 이후 4번째 신인왕이 된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신인들이 역대급 성적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신인이 10승이나 20홈런을 기록하는게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었다.
실제로 1993년의 경우 박충식이 14승을 거뒀지만 신인왕 투표에서 4위에 그쳤다. 당시 신인왕은 양준혁이었고, 2위는 이종범이었다. 3위도 9승3패 23세이브를 올렸던 두산의 김경원이 차지했다.
고졸신인과 대졸신인이 경쟁할 경우 나이어린 고졸 신인에게 좀 더 표가 몰렸다. 1998년 김수경이 12승을 기록해 신인왕에 올랐는데 당시 경쟁자가 두산의 김동주였다. 무려 24개의 홈런을 때려냈으나 대졸인 김동주는 6표만 얻었고 김수경은 61표를 얻어 신인왕을 탔다.
2000년대 이후엔 좋은 성적을 내는 신인이 드물어지면서 10승 투수나 20홈런 타자는 신인왕이 되는 '절대 반지'가 됐다. 공교롭게 10승 투수와 20홈런 타자가 동시에 나온 적이 없었고 그래서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와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는 당연히 신인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송승기가 10승 이상을 올리고 안현민이 20개 이상의 홈런을 친다면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역대급 신인왕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둘 다 무명이었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중고 신인이라 '성공 드라마'의 요소도 가지고 있다.
누가 시즌을 끝까지 뛰며 신인왕 0순위라고 하는 10승과 20홈런에 이를까. 그리고 실제로 둘 다 그 성적에 이른다면 신인왕은 누가 타게 될까. 역대급 고졸 신인들의 등장으로 관심을 모은 2025시즌이 역대급 중고 신인들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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