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손실'이 안타깝고 '근테크'가 각광받는 시대,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막바지 몸만들기에 들어간 사람들이 많다.
꾸준한 운동은 기본이다. 여기에 체중 감량과 근육 유지에 초점을 맞춘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이 여전히 대세로 단백질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근력운동 뿐 아니라 크로스핏,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등 다양한 피트니스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근육의 회복과 성장 및 체중 관리를 위한 단백질 보충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운동선수·보디빌더 등이 즐겨찾던 단백질 보충제는 일반인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조사 결과, 지난해 단백질 보충제 매출은 2022년 대비 1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형태도 기존의 파우더뿐 아니라 단백질 바, RTD(Ready-to-Drink) 음료, 쿠키, 스낵 등으로 확대돼, 운동 전후뿐 아니라 일상 속 간식·식사 대용으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의 성향에 맞춰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식물성(완두콩, 대두, 렌틸콩 등)·대체 단백질(미생물, 곤충, 해조류 등) 기반 보충제가 주목받는가 하면, 개인 맞춤형으로 비타민D·유산균 등 다양한 성분을 결합한 보충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단백질 보충제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2020년 개정된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총 에너지 중 탄수화물은 55~65%, 단백질은 7~20%, 지질은 15~30%가 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당 0.8~1.2g이다. 특히 노인과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높은 수준의 섭취량이 권장된다. 따라서 고강도 운동을 한다면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필수다. 하지만 매 끼니 식단으로 단백질 권장량을 채우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닭가슴살 한 토막(60g)의 단백질 함량은 14g으로, 체중이 70㎏인 성인 남성이 권장량을 채우려면 하루에 다섯 토막을 먹어야 한다. 따라서 간편한 단백질 보충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분말형 단백질 보충제 1스쿱(약 30g)에는 18~30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단백질 보충제는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 등 근력·저항 운동을 하는 경우 효과적이다. 운동 전보다는 운동 후에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근력 운동 후 단백질을 섭취하면 운동으로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의 회복과 합성에 도움이 되고, 근육 분해는 억제돼 근육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운동 후 30분 이내가 '골든타임'으로 알려져 있지만, 운동 후 몇 시간 이내에 단백질을 섭취해도 근육 합성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다만, 공복 운동 시에는 운동 직후 빠르게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근육 손실을 줄이고 합성을 촉진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또한 한번에 몰아먹는 것보다 나눠 먹는 것이 낫다. 최근 미국유제품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단백질 1일 권장섭취량을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 매끼 골고루 분배해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적합한 방법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근력운동 후 3시간마다 20g씩 4회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가장 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한다면, 보충제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체중 1㎏당 하루 1.5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고단백 섭취군 추적 관찰 결과, 콩팥 기능의 빠른 감소나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신장암으로 내원한 20대 환자가 2018년 대비 58%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신장 질환이 있다면 단백질 보충제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편 단백질 보충제는 유청(WPC, WPI, WPH), 카제인, 식물성(대두, 완두 등), 복합 단백질 등으로 다양하게 나뉘는데, 소화 능력·섭취 목적·예산 등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청단백질 중 WPC(농축유청단백질)는 가격이 저렴하고 유당·지방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 소화에 불편이 있을 수 있다. 단백질 함량이 90% 이상인 WPI(분리유청단백질)는 필수 아미노산, 특히 류신 함량이 높고 유당과 지방이 거의 제거돼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섭취 가능하다. 흡수 속도가 빠르며 흡수율과 근육 합성율이 높아 운동 후 단백질 공급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WPH(가수분해유청단백질)는 WPI를 효소로 한 번 더 분해한 것으로, 흡수율과 속도가 빨라 운동 후 빠른 회복이 필요한 사람이나 소화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추천되지만 가격대가 높다.
반면 우유에서 추출된 카제인은 소화가 느려서 장시간 동안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밤에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