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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 윤동주는 복싱 유망주였던 후배 이경일(이정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아 차량 번호 조회도 되지 않는 뺑소니 차량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에 인성시의 모든 폐차장을 샅샅이 뒤지던 중, 생각지도 못했던 비보가 날아들었다. 이경일이 "미안합니다. 사죄합니다"라는 유서를 남긴 채, 감방에서 스스로 목을 맨 것이다. 하지만 윤동주는 그의 자살을 믿지 않았다. 유류품에서 이경일의 것이 아닌, 민주영과 금토끼(강길우)가 차고 있던 금장 시계가 발견됐다는 점은 유력한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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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김종현 역시 이경일 사건에 의문을 품었다. 담당 검사가 사건을 2시간만에 자살로 종결했고, 담당 교도관은 연락이 두절됐기 때문. 금토끼 검거를 위한 '토끼 사냥' 작전 때 경찰청 내부 정보 유출을 파악한 그는 상부에 이번 사건도 그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했지만, "관망만 하라"는 지시에 가로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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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 또 다른 불안요소가 등장했다. 바로 그가 뺑소니로 죽인 관세청 공무원의 서류 봉투를 보관했던 지한나였다. 조선족 일당을 시켜 그녀를 습격해 회수한 서류 봉투가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그는 지한나가 서류를 봤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놓치지 않았다. 청일해운 통관 수출입 목록과 외환 거래내역 등 그가 사람까지 죽여가며 인멸한 증거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리고 이튿날, 김종현은 지한나의 인사 카드가 검색된 기록을 발견,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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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을 찾아간 그는 이번엔 앞뒤 가리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쓸데없이 감정소모 하지 말라"는 지한나의 조언을 가슴에 새겼고,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읊으며 민주영이 아닌 유리창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그리고는 "도망칠 수 있으면 도망쳐봐. 내 라운드에 선 놈은, 언제나 다운이니까"라며 민주영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돌아섰다. 윤동주가 떠난 뒤, 금이 갔던 유리가 와장창 깨지며 파편이 흩어졌다. 마치 견고했던 민주영의 암흑의 세계에 균열이 시작됐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꽤 인상적인 놈"으로만 생각했던 윤동주의 불타는 선전포고에 민주영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사라졌다. 진짜 현실 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강렬 엔딩이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