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감독은 으레 경질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국 축구대표팀 사정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중국(FIFA 랭킹 94위)은 지난 5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붕카르노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123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C조 9차전 원정경기에서 유효슛이 단 1개에 그친 졸전 끝에 0대1로 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끝으로 월드컵과 연을 맺지 못한 중국은 이날 패배로 승점 6에 머무르며 최종전 한 경기를 남겨두고 4차예선 진출권인 4위 인도네시아(승점 12)와의 승점차가 6점으로 벌어져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 3차예선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선수뿐 아니라 '보수적인 선수 기용'과 '부족한 공격 전술', '부족한 규율'로 일관한 브란코 이반코비치 중국 감독을 향해서도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해 2월 중국 지휘봉을 잡은 크로아티아 출신 브란코비치 감독은 A매치 13경기에서 단 3승, 약 23%의 승률에 그쳤다. 하노버, 이란 대표팀, 디나모 자그레브, 페르세폴리스, 알아흘리, 오만 대표팀 등 그가 맡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처참한 성적표다.
하지만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축구전문기자 마더싱의 최근 발언을 인용해 이반코비치 감독이 월드컵 본선 탈락 이후에도 경질되지 않고 팀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축구협회는 기껏해야 집행기관일 뿐이며, 감독 경질 여부는 다양한 기관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독 교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당장 명확한 입장 표명이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는 게 이유다.
'게다가 중국축구협회의 가장 큰 난관은 자금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춘 지도자가 위험을 감수할 리 없다. 결국 중국 축구는 이러한 비경쟁적이고 비축구적인 요소들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패배의 길을 걸었다. 이것이 바로 가장 진정한 중국 축구'라고 꼬집었다.
2025년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내달 7일부터 16일까지 한국 용인에서 열린다. 남자부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등 4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중국은 최악의 분위기에서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중국의 월드컵 3차예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0일 중국 충칭에서 바레인과 '꼴찌 탈출전'을 펼칠 예정이다. 중국 14억 대륙의 마지막 자존심이 걸려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