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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오현규 "친구 강인이, 잘난체 많이해 보기 싫을 때도 있지만 챔스 우승 정말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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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라크전 추가골 주인공 오현규(헹크)가 '우승 멘털리티'가 넘치는 대표팀 라커룸 분위기를 전했다.

오현규는 8일 오후 4시 파주축구대표팀훈련센터(NFC)에서 열린 스탠딩 인터뷰에서 지난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각각 제패한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에 대해 "이렇게 유럽 챔피언을 가까이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축복인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친구 강인이는 너무 잘난 체를 해서 보기 싫을 때도 있지만, 정말 존경스럽다. 흥민이형도 유럽 강호들만 나오는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금은 대표팀 동료지만, 어릴 때부터 내가 존경했던 선수가 우승했다는 것만으로 한 팬의 입장에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지난 6일 이라크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9차전에서 김진규 오현규의 연속골로 2대0 승리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오현규는 지난해 10월10일 요르단(2대0 승)과의 월드컵 3차예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뒤 곧바로 15일 이라크전(3대2 승)에서 연속골을 퍼부었다. 이후 4경기 연속 골맛을 보지 못하던 오현규는 이날 후반 15분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와 교체투입해 후반 37분 추가골을 갈랐다. 오현규는 이번 월드컵 3차예선에서 주장 손흥민, 미드필더 이재성과 더불어 팀내에서 가장 많은 3골을 넣었다. 한국이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는데 지분이 적지 않다. 또한 해당 3골을 모두 후반 조커로 작성했다.

오현규는 "감독님이 기회를 줄 때마다 항상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부담을 갖기 보단 내가 가진 것을 보여드린다면 잘할 자신이 있다"라며 "몇 분을 뛰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다. 스트라이커는 항상 그런 것 같다. 욕심을 내면 골이 멀어진다는 느낌이고, 힘을 빼고 여유있게 임하다보면 항상 찬스가 온다. 태극마크를 달고 몇 분이라도 뛴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라고 했다.

오현규는 득점 후 어시스트를 한 전진우(전북)의 축구화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닦는 세리머니를 했다. 둘은 수원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에도 같은 세리머니를 한 적이 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축구를 해오던 선후배이자. 좋은 날, 힘든 날을 함께 보낸 동료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다름없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뛰어들어갔는데, (타이밍에 맞춰)진우형이 공을 넣어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세리머니는 문득 생각나서 즉흥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을 확정한 직후 대표팀 라커룸 분위기는 어땠을까. 오현규는 "흥민이형이 말한 게 기억에 남는다. 흥민이형은 '월드컵에 진출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당연할 수 있지만, 어느 나라에나 당연한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강하고,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쨌든 우리가 일궈낸 일이고, 모든 국민이 해낸 일이기 때문에 월드컵에 진출하는 이 순간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이 순간만큼은 좀 더 행복하게 다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라크 나라 사정도 그렇고 다같이 즐기지 못한 점이 아쉬웠는데, 이번 쿠웨이트전을 마치고 다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국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예선 최종전을 펼친다.

오현규는 지난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다. 직접 월드컵 무대를 누비진 못하고, '관중석 1열'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북중미에서 월드컵 데뷔를 노리는 오현규는 "당시 경험이 나에겐 큰 도움이 됐다. 공기마저 낯선 무대에 처음 가면 긴장이 많이 될 것 같은데, 나는 가까이에서 다 지켜봤다. 형들이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고, 희로애락을 함께 겪었다. 다음 월드컵도 꼭 가고 싶기다. 월드컵을 기다리는 이 기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동기부여가 아닐까 싶다"라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파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