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추신수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이 정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다.
SSG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 공식 은퇴식을 진행했다.
추신수는 경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혔다.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SSG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왔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16시즌을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출전해 타율 0.275 / 출루율 0.377 / 장타율 0.447을 기록했다. 통산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0.824다. 218홈런에 157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매력을 과시했다.
KBO리그에서는 2021시즌 부터 4년 동안 통산 타율 0.263 / 출루율 0.388 / 장타율 0.424에 54홈런을 때렸다. 2022년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다음은 추신수와 일문일답 전문.
-공식 은퇴식 소감은
▶여러 은퇴식을 지켜보면서 야구를 평생 할줄 알았다. 이런 은퇴식이 오네요. 작년에 (이)대호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곧 저런 장면이 오겠구나 생각했다. 마음으로 준비는 하고 있었다. 그렇게 긴장되거나 아쉽거나 그런 느낌보단 되게 행복하다. 야구를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랑 응원 받았다. 마무리도 이렇게 박수 받고 떠날수 있다는게 모든 선수가 할수있는 게 아니다. 34년 야구 인생을 정말 큰 선물 받는 느낌이다. 랜더스도 4년 밖에 안뛰어서 이렇게까지 해주실 필요 없는데 짧은 시간 있었지만 너무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이 유니폼을 입으니까 텍사스에서 코로나때 무관중 당시 마지막 유니폼을 입을 때가 생각났다. 매번 그런생각 했지만 주차장에서 차 대고 라커룸 왔을때 걸려 있는 'CHOO 17' 모습 보면서 그때 당시도 감사했다. 특별한 순간이었다. 그날 마지막에 마지막 게임 한 타석 소화한다는걸 그 전날 알았다. 마지막이구나 싶었다. 오늘은 그때랑 조금 다른 느낌이다. 오늘 같은 경우는 뭔가 내 자신 축복 받은 느낌이다. 많은 선수들이 제 유니폼 입고 뛴다는게 영광스러운 모습일거같다
-오늘은 가족 시구도 한다.
▶미국에서 아쉬웠던 점, 못했던 것, 한국에서 다 하네요. 그때 제일 아쉬운건 마지막 인사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었다. 한국에선 은퇴식 기대도 생각도 안 했다. 마지막 랜더스에서 너무 많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특별엔트리로 한 타석 치고 싶은 마음 없었나.
▶전혀 없다. (김)광현이가 '타석에 한번 하셔야죠' 했는데 작년에 야구 마지막 타석 KT전 그 타석 끝나고 아직까지 방망이 한 번도 안 잡았다. 기회는 있었지만 잡지도 않았다. 그냥 하기 싫더라. 잡기 싫었다. 더이상 야구 선수로서.. 하면 하겠지만 굳이 그런 부분 욕심 나지 않았다
-야구인생 새 역할은 어떤 느낌인지.
▶선수때도 힘들었는데 개인적인 것만 하면 됐다. 안 되면 훈련하고 운동장에서 결과로 보여주면 됐다. 지금 (구단주 보좌역)4~5개월 하고있지만 훨씬 더 힘든거 같다. 처음이라서 힘들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과 같이 공감하고 같은 길로 가려고 하는 부분들이 쉽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설득하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게. 그런부분들 과정이라 생각한다. 어떻게보면 은퇴하고 쉬는 시간 없이 바로 하다보니 조금 힘든 것 같다. 1년 정도 쉬는시간 있다가 이런일 하면 그래도 마음 여유 있었을텐데 지금은 제 성격상 하면 잘해야 하다보니. 일은 많고 욕심 생기고 하다보니까 더 힘든거같다. 과정이니까 시간 지나면 낫지 않겠나.
-팬들과 이벤트 어떤 소통 했는지.
▶30분전에 사인회 잠깐 갔다 왔다. 감사 인사했다. 토요일 바쁘신데 야구장 오셔서 감사하고. 어떻게보면 얹혀가는거죠 제가. 오셔서 축하도 해주시고. 개인 시간 쓴다는거 쉽지않은데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아내가 시구한다. 어떻게 도와줬는지.
▶내 은퇴식보다 더 긴장되는게 아내 시구다. 공도 받아보고 가르쳤다. 21년 야구선수 남편이랑 살았으면 어느정도 따라는 해야되는데 너무 솔직히 너무 긴장된다. 공을 제대로 던질수 있을까.
-야구선수 아들과 어떤 대화 했는지.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 아냐. 어떤 감정 몰려올지 모르겠지만 영상이 나오면 울거같다고 이야기하더라. 저는 솔직히 어떤 아빠였는지 묻고 싶긴 하다. 들어본적 없고. 야구장 같이 출근하면서 그런 부분 보고 자랐기때문에 나를 따라서 하는 것 같아서 흐뭇하기도 하다.
-미국에서도 아직 잊혀지지 않은 선수 대접을 받는다.
▶벨트레 해멀스 데리고 오면서 그 선수들, 이미 대단한 선수이지만 이 선수들 슈퍼스타라서 데리고온건 아니다. 선수생활 하면서 동료로서 리더에 대한 방법 배웠다. 잘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고 배웠다. 그런걸 2군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야구만 잘해서 데려온건 절대 아니다.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많은 팬들에게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옷 입고 같이 생활했던 선수들에게 받는 평가가 진정한 평가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떠난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주고 생각해준다는게 감사하다. 내가 좋은 야구선수였다고 말을 할순 없지만 그 선수들과 생활하면서 그렇게 나쁘게 살진 않았구나 생각한다. 미국 돌아가면 8월에 텍사스에서 시구 요청이 왔다. 8월 22일 클리블랜드랑 할때 그쪽에서 가족들 지인들 초대할 수 있도록 스위트석까지 준비해 주셨다. 클리블랜드에서도 제안 왔었는데 스케쥴 안 맞아서 못했다. 정말 오래됐는데도 기억해주고 불러주셔서 감사히 생각한다. 내가 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인데 그런 부분 감사하다.
-이대호 커피차를 보내줬다.
▶대호가 날 너무 잘 안다. 제가 눈물이 많은데 사실 울 이유도 없고 울고싶지도 않다. 좋은 날인데 왜 울어야 하나. 참을 수만 있으면 참고싶다. 대호가 정말 가고싶었는데 스케쥴 바빠서 못 온다고 했다. 굳이 와야만 축하냐 서로 바쁜데 괜찮다 고맙다고 했다. 대호가 마지막에 하는 말이 '울지말고 말 똑바로해라'였다. 안 울고싶다. 그냥 정말 웃으면서 마지막에 내려오고 싶다.
-헹가레 기억 있으신가.
▶고등학교때 우승하고 했나 기억은 있는데 정확히 언제 어딘지 모르겠다. 처음은 아니다.
-벨트레가 만족하고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아무런 바라는거 없이 14시간 비행기타고 와서 제가 물었을 때 생각도 안하고 불러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런 선수들이 금전적 혜택 보고 온 선수 아니다. 너무 감사하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선수, 들어 갈 선수다. 이런 선수들에게 인정 받고 마지막 자리에 같이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지금 새로운 일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과부하걸린건 사실이다. 너무 많은거 챙기고 관여해야 하다보니 이것도 익숙해지겠죠. 이런 일을 하다보면 단계가 기본적으로 해야되는 일인데 힘든 거 같다.
-김광현 부담이 크다고 하던데
▶제가 광현이한테 날짜 맞춘거냐고 물었다. 워낙 주위에서 그러니까. 진짜 아니라고 하더라. 어떻게 퍼즐처럼 맞은 거다. 너무 긴장되고 한다고 하는데 김광현이다. 천하의 김광현인데 긴장된다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더 큰 경기 던진 선수다. 더 큰 경기일수록 빛나는 선수다. 충분히 잘할거라 믿는다. 결과 떠나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 저한테도 특별한 순간에 외국인보다 저 개인적으로 KBO 레전드고. 그런 선수가 제 야구인생 끝내는 날 마운드에서 최고의 한국 투수가 던지고있다는건 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오승환 아직 뛰고 있는데.
▶친구중에 제일 오래한다. 당장 성적 안 좋지만 승환이한테도 할 수 있는 만큼 하라고 했다. 한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다. 능력 되고 실력 되면 끝까지 하라고 했다. 지금 부진하긴 해도 박수쳐주고 싶다. 그 나이에 그렇게 한선수가 있었나. 자기 관리 잘하고 지금도 1군에서 145km 이상 던진다. 앞으로 승환이한테도 다가올 일이겠지만 이런 친구들 있었기 때문에 나도 안 지려고 했다. 대호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일 거다. 선의의 경쟁했다. 동시대에 같이 야구하면서 정말 고맙다. 저런 경쟁자만큼 좋은 경쟁자 없었다. 할 수 있으면 계속 하라고 하고 싶다. 1년이됐든 2년이 됐든.
인천=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