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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월드컵서 태극마크 바라보는 엄원상 "윙백으로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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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수비수로 변신해 "내 쪽에선 실점 없길…목표는 16강"

(샬럿[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스리백에서는 윙백이 중요하잖아요. 윙백으로도 최대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빠른 발로 상대 뒷공간을 공략해온 울산 HD의 윙어 엄원상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변신을 꾀한다.
엄원상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르네상스 샬럿 사우스파크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포지션(윙백)에서 잘하면 나에게도, 팀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공격수 입장에서 생각해 수비수들이 어떤지 몰랐는데 정말 힘든 것 같다"며 "수비할 때 습관이 남아서 계속 전진하니까 (센터백인) 서명관이 화를 내더라"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죽을 것 같다. 날씨도 더운데 계속 (그라운드 전역을) 왕복해야 한다"며 "감독님께서도 하라고 하시니까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K리그에서 대표 준족으로 꼽히는 엄원상은 역습 상황에서 상대 후방을 내달리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공격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후방에서 내려와 뛰어야 한다.
수비 강화에 중점을 둔 울산의 김판곤 감독이 기존 포백에서 밀로시 트로야크를 중심으로 하는 스리백으로 전환하면서 엄원상의 포지션도 바뀌었다.
엄원상과 루빅손은 파이브백 형태로 한 수 위 전력의 팀이 쏟아내는 공세를 막아낸 뒤, 측면에서 빠른 공수 전환을 책임지는 역할을 받았다.
엄원상은 "루빅손과 훈련 중 눈이 마주치면 서로 웃는다. 장난으로 '우리가 왜 이 위치에서 하는 걸까'라고 말하는데, 좋은 조합을 찾는 과정에서 이렇게 됐다"며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감독님께서는 아직은 괜찮다고 보셔서 그렇게 출전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윙백을 맡은 만큼 내 쪽에서는 실점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수비로 훈련하면서 실수하면 실점이라는 강박이 생겼다"며 "K리그와는 다르게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시간이 많을 거다. 일단 내려와서 한 번의 역습을 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7시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표하는 마멜로디 선다운스와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엄원상은 "우리 목표는 16강이다. 대회 전 선수단 회의에서도 목표를 1승 2무로 잡았다"며 "유럽 무대로 나가고 싶은 입장에서 이렇게 큰 대회는 많은 분이 보실 것이니 더 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국가대표팀에 종종 발탁됐던 엄원상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3년부터는 태극마크를 다는 일이 줄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배준호(스토크 시티),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쟁쟁한 유럽파들이 포진한 국가대표 2선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어느새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엄원상은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클럽 월드컵을 도약의 장으로 삼으려 한다.
엄원상은 "1년 뒤 여기서 월드컵이 열린다고 생각하니까 감회가 새롭다. 이번 대회를 사전답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항상 국가대표팀에 대한 욕심이 있다. 그 자리는 함부로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아직 시간이 남았다. 스스로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