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LG엔솔, '철옹성' 中완성차 뚫었다…체리차에 46시리즈 공급(종합)

by


6년간 총 8GWh 규모로 최소 1조 이상…체리차 주력모델 탑재 예정
김동명 CEO "전세계로 수주 확대해 압도적 시장 우위 선점할 것"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체리자동차에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중국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中 완성차 대상 첫 대규모 수주"…체리차 주력모델 탑재 예정
LG에너지솔루션은 체리자동차와 6년간 총 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8GWh는 약 12만대의 전기차에 장착할 수 있는 규모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며, 공급된 46시리즈 배터리는 체리자동차의 주력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체리자동차는 1997년 설립된 중국 국영 기업으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체리, 엑시드, 오모다 등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전체 판매량 240만대, 수출 물량 110만대를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양사는 향후 체리자동차 그룹 내 다른 전기차 모델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추가 프로젝트 논의도 적극 진행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리비안 등 여러 완성차 업체에 이어 자국 배터리 업체의 선호도가 높은 중국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으로 확보,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 배터리의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과 글로벌 공급 역량을 증명했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철옹성'으로 불릴 정도로 외국계 배터리 업체가 진입하기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CATL와 BYD 등 로컬 배터리 업체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중국 완성차 기업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맹(CABIA)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국 전기차 시장 배터리 점유율은 CATL 45.9%, BYD 22.5%, CALB 7.5% 등으로 중국 로컬 배터리 업체가 9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이번 수주 성공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배터리 기업에서 46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만큼 유의미한 수주 성과를 발표한 기업은 아직 없다"며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선호하는 중국 기업과의 이번 수주 성공은 향후 프리미엄 46시리즈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중요한 이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LG엔솔, '고성능·가격경쟁력' 46시리즈 잇단 수주로 리더십 증명
특히 이번 계약은 리튬인산철(LFP) 대비 저온 환경에서 출력과 충전 효율이 우수하고 높은 에너지 용량을 바탕으로 주행거리 면에서 강점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만의 독자적인 삼원계(NCM) 46시리즈 설루션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46시리즈는 지름 46㎜, 높이 80∼120㎜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출력은 5배, 용량은 6배 이상 향상됐다.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제작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제품이다.
그동안 원통형 배터리는 공간 활용이 떨어지고 무게 부담이 있어 한계가 있었으나 최근 셀투팩(CTP) 기술이 발전한 데다 표준화된 규격으로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는 점 등에서 공급망 리스크 대응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원통형은 개별 셀 크기가 작아 병렬연결을 통해 화재 등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분산할 수 있어 안전성 면에서도 각형이나 파우치형보다 우위를 보인다.
전고체, 망간리치, 나트륨이온 등 차세대 배터리는 아직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46시리즈가 보다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46시리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대규모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 초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신규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와 원통형 배터리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정성을 강화한 배터리 모듈·팩 설루션 CAS를 선보인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의 선제적인 양산 체제 확보를 통해 향후 글로벌 시장 내 주도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체 불가능한 차별화된 고객 가치만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을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며 "이번 공급 계약을 계기로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 수주를 전세계 시장으로 확대해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