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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이글' 창업자 "남들 지름길 대신 저만의 최단거리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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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브랜드 잇달아 성공시킨 료 씨…신간 '료의 생각없는 생각'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런던베이글뮤지엄'과 '아티스트베이커리'는 요즘 '핫한' 빵집이다. 빵 맛을 보기 위해 '빵지 순례객'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그래서 인내가 필수적인 곳이다. 이곳에서 커피와 함께 빵을 먹으려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런던베이글뮤지엄과 아티스트베이커리 브랜드를 창업한 이는 '료'(본명 이효정)씨다. 그는 브랜드 총괄 디렉터로서 빵 맛부터 공간에 감정을 입히기까지 회사의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한다. 2021년 설립된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수많은 사람의 입맛을 훔치는 데는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비결이 있었을까.
"어떤 특별한 비법은 없어요. 저의 지름길은 제가 거쳐 가면서 알 수밖에 없어요. 저만의 지름길, 저만의 최단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의 최단 거리가 저의 최단 거리는 아니니까요."

료는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간 '료의 생각없는 생각'(열림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책은 료가 지난 10여년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쓴 글을 모은 에세이다. 짧은 글뿐 아니라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그림 등도 실렸다.
그는 "(책을 내겠다고 생각하며) 의지를 가지고 썼던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썼던 낙서, 글, 메모 등을 모은 일종의 아카이브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책을 소개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등의 성공은 그가 최신 트렌드를 공부해서 이뤄낸 성과가 아니었다. 빵집은 가장 '료'적인 것을 구현해낸 공간이었고, 이런 전략이 시대에 부응했을 뿐이었다. 인테리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일을 좀 더 즐겁게 하기 위한 자세처럼 모든 삶의 방식을 료는 가게에 적용했고, 그런 것들이 고객 취향에 맞아떨어졌을 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건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라는 저자의 철학이다. 매일 매 순간을 '진짜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저자에게 일과 삶, 일상과 예술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는 '나에게 가장 좋은 레퍼런스는 결국 나 자신'이란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간다고 한다.
료는 40대 후반에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시작했다. 통념상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다. 그러나 그는 한 줌의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소싯적부터 소심했던 그가 할 수 있는 건 시작하는 것, 그리고 계속하고, 계속하는 것뿐이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나는 빵의 모든 것이 좋다. 냄새도, 각기 다른 질감도…무엇보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 번잡스럽지 않은 선량함이 제일로 좋고 그런다. '빵을 좋아하면 외로울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래서 외롭다면, 나는 그 외로움을 누구보다 달게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책 70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