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가수 겸 방송인 하하가 유재석과의 첫만남을 회상했다.
19일 유튜브채널 '쑥쑥'에는 '예능테토남의 발자취를 따라서… | 연예사 하하 편 | 교양 쌓는 중 EP.4'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 됐다. 해당 영상에서는 하하가 '위인' 콘셉트로 자신의 연예 인생을 되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하하는 19살에 솔로 가수로 데뷔했으며, 2002년 MBC 청춘 드라마 '논스톱3'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아진 것과 달리, 그는 당시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하는 "가수 활동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소속사 사장님의 권유로 연기 오디션을 보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준비가 안 된 상태였지만 사장님이 부르셔서 오디션장에 갔다.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논스톱3 좋아하지만 양동근, 조인성이 없으면 출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들어가면 양동근 짝퉁밖에 안 된다. 나는 하하, 하동훈이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제작진들은 '이 친구 봐라?'하고 하하를 더 예의주시하기 시작했고, 결국 오디션에 합격했다고 전했다.
하하는 "그때 나이가 만 22세였다. 최악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간절히 원했던 사람들과 실력차이가 났었다. 흐름도 모르고 연결도 모르고 튀고 싶기만 했다. 다른 사람들은 '승승장구 하고 있어' 라고 할지 몰라도 그때부터 저는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람들은 내가 슬럼프를 겪는지 아무도 몰랐다. 저는 바닥을 찍고 올라온 건다. 주변에서 '잘한다'할 때 저는 제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자격지심이 생기고 있었다. 세상을 원망하고, 못난 생각으로 질투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바닥을 찍게 된다"라고 털어놨다.
그런 하하에게 전환점이 된 인물이 바로 유재석이었다. 그는 "새벽 1시에 내 앞에서 차 한 대가 서더니 창문이 열렸다. 유재석이었다"라고 유재석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유재석이 나를 알까?'를 생각했었는데 그때 문이 쫙 열리면서 '하하야'하고 유재석이 불렀다. 친구들 다 있는데, 유재석이 '우리 언제 한번 같이 해야지'라고 말했다. 나를 알아 본 거다"라며 유재석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하하는 "그 한 마디로 저의 인생은 바뀌었다. 다시 일어났고 친구들 앞에서 면도 섰고 그날 이후로 바로 집에 가서 샤워하며 울었다.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했다는 죄책감도 들었고 다시 할 수 있다는,(슬럼프는) 밑바닥이 아닌 밑받침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이후 정신을 다잡은 하하는 소속사 사장에게 전화해, 유재석이 MC로 있던 'X맨'에 출연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X맨'에 출연한 초반에도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하는 "PD님이 '연습 좀 더 해보는 게 좋겠다.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며, "그래서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전략을 바꿨다. '밑바닥이 아닌 밑받침'이라는 마음으로, 내 이름처럼 웃음을 주고 서포트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X맨'의 MC 유재석과 강호동에 대해서는 "두 분 모두 따뜻하시지만, 엄격함의 결이 다르다. 엄마와 아빠가 다른 것처럼, 유재석은 엄격한 엄마 같은 존재"라고 비유했다.
이어 하하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하하 님을 사랑한 이유가 뭐인 것 같냐'라는 물음에 "형들이 제가 슬럼프 겪고 있을 때, 열심히만 하려는 저에게 '열심히 하는 건 디폴트다. 프로에선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 오늘 네가 잘 안되면 빠져줘야 한다. 컨디션 좋은 사람을 찾아라'라고 조언했다. 제가 프로그램을 대하는 진정성을 먼저 본 것 같다"며 대답했다.
하하는 "그래서 'X맨'에 정착했고, MBC '무한도전'까지 간 거다.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뒤늦게 들어갔다. 제작진에게 '날 써달라'고 했다. 고생 많이 했다. 그리고 '무한도전'은 원래 없어져야 했다"며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놀아보자'며 한 여름에 뉴질랜드에 갔다. 거기서 '롤링페이퍼'가 나온 거다. 제가 만든 거다. 그때부터 전성기를 쓴 거다"라고 뿌듯해 했다.
마지막으로 SBS '런닝맨'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초창기엔 너무 힘들었다. 세찬이도 정말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 세찬이가 들어오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콩트와 연기를 정말 잘한다"며 후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