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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대 강국' 주춧돌"…SK, 울산에 'AI 고속도로' 엔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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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7조원 투자해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리밸런싱 첫 결실
"AI 모든 영역 역량 강화 노력"…'패키지 설루션'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SK그룹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 고속도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 재편) 작업을 추진해 온 SK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필수인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약 7조원을 투자해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약 6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달린 103㎿(메가와트)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다.
향후 수십만개의 GPU가 달린 1GW(기가와트)급 초대형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이 자리는 AI 3대 강국 비전을 향한 핵심 인프라이자 미래 주춧돌을 세우는 의미가 있다"며 "이제 울산은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정부가 구상하는 'AI 고속도로'의 강력한 새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데이터를 수집·저장·전송하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데이터센터는 GPU를 활용해 데이터를 AI 모델에 입력하고 정보 학습까지 실행한다. 이에 'AI 고속도로'로 불리며 AI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50억2천만달러(약 20조5천8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177억3천만달러(약 24조2천920억원)에서 오는 2032년 936억달러(약 128조2천400억원)로 연평균 26.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AI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영전략회의를 기점으로 SK그룹의 사업 재편 시계가 빨라지는 가운데 이번 울산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SK그룹이 지난 2년간 진행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첫 결실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부터 AI를 그룹의 미래 핵심 먹거리로 정하고 AI 데이터센터를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지목해왔다.
지난해 11월 'SK AI 서밋 2024'에서는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 운영과 서비스의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며 "SK와 파트너들의 다양한 설루션을 묶어 AI 보틀넥(병목)을 해결하고 좀 더 좋은 AI가 우리 생활에 빨리 올 수 있도록,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는 "SK가 보유한 기술력과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그룹은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해 온 ICT 계열사(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 AX) 외에도 데이터센터 서버의 핵심인 AI 반도체(SK하이닉스)를 비롯해 에너지(SK이노베이션·SK가스), 건설(SK에코플랜트)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역량을 '패키지 설루션'으로 구성해 미래 산업을 개척하고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상을 보여주자는 것이 SK그룹의 미래 전략이다.
최 회장은 이날 "AI는 향후 국가 생존을 좌우할 전략 자산이 됐을 뿐 아니라 다른 산업 혁신과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SK는 오늘 선보이는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대표되는 AI 설루션, 대국민 AI 서비스까지 AI 모든 영역에 걸쳐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그룹 다수 계열사가 함께 나설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부지 인근에는 SK가 운영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가 있어 전력 조달도 용이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민관협력을 통한 글로벌 투자유치, 선제적 AI 인프라 확대, 지역 균형발전 등 '일거다득'"이라며 "AI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이 설루션으로 만들어지면 해외 확장 길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 정부 출범 이후 LG그룹에 이어 SK그룹도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향후 다른 기업들의 대형 투자 계획 발표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경쟁력과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1조2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조 단위 국내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인 데다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한 뒤 국내에서 진행하는 첫 대규모 설비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최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사업 전략을 모색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연간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앞서 지난 13일 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경제6단체장간 간담회에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서 연구개발 부문과 경상 투자, 전략투자 등에 총 24조3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작년 대비 19%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hanajja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