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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좀 별로다. 어떻게 한마디를 안 하나?' 손흥민 손절의지 드러낸 프랭크 감독, 이름조차 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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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17년 만에 팀에 우승컵을 안긴 '캡틴'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건 '손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토마스 프랭크 신임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부임 후 첫 인터뷰에서 새 시즌 계획을 언급했다. 그런데 팀의 주요 선수들의 이름을 말하면서도 정작 2024~2025시즌 '캡틴'을 맡았던 팀의 간판스타 손흥민은 제외했다. 이건 실수가 아니다. 자신의 계획에 손흥민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영국 축구매체 풋볼 런던은 19일(이하 한국시각)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토트넘 부임 후 처음으로 진행한 공식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두 선수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풋볼 런던 소속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이에 대해 "프랭크 감독이 손흥민과 로메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은 것의 의미를 팬들은 눈치 챘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사실상 프랭크 감독이 손흥민과 로메로를 다음 시즌 스쿼드에 없는 선수로 취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게 프랭크 감독 혼자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토트넘 수뇌부와도 공유된 내용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황상 프랭크 감독 혼자만의 결정은 아닌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프랭크 감독은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곧 위험이다'라는 문장을 믿는다. 우리는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한다. 공을 잃더라도 뭔가 시도한 결과라면 괜찮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건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에는 재능 넘치는 스쿼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과 함께 일할 생각에 매우 들뜬다. 이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과거 몇 년간 보여준 멋진 경기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들을 훈련장에서 직접 만나고, 느끼고, 관계를 파악하고, 훈련을 하며 진짜 서로를 이해하고 싶다"면서 여러 선수들을 언급했다.

프랭크 감독이 직접 언급한 선수들은 도미닉 솔란케와 로드리고 벤탄쿠르, 제임스 매디슨 등 핵심 선수들과 젊은 유망주인 루카스 베리발, 아치 그레이, 윌슨 오도베르, 데스티니 우도기 등이다. 프랭크 감독은 이어 "이 밖에도 이름을 거론하지 못한 선수들도 많지만, 전체 스쿼드 모두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렇듯 토트넘의 현재와 미래라고 할 만한 선수들을 일일이 언급하면서도 '캡틴' 손흥민과 '부주장' 로메로는 정작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았다는 건 매우 이상한 일이다. 프랭크 감독은 이 두명을 '이름을 거론하지 못한 선수들'로 치부해버렸다.

하지만 토트넘의 스쿼드에서 손흥민과 로메로가 맡았던 역할을 고려하면 프랭크 감독이 이들을 고의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수 년간 팀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공격기여도가 큰 인물이었다. 로메로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할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프랭크 감독이 '의도적으로' 언급을 회피한 손흥민과 로메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설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이다. 손흥민은 내년 여름까지 계약이 돼 있지만, 토트넘이 이적료 수익을 위해 올 여름 팔아치우려 한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쏟아졌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팀들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등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메로 역시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연결돼 있다. 이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때문에 프랭크 감독은 이미 손흥민과 로메로를 마음 속에서 '떠날 선수'로 분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프랭크 감독의 발언에 대해 영국 매체 TBR풋볼도 역시 손흥민과의 결별을 전제로 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매체는 '토트넘 팬들은 프랭크 감독의 첫 공식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이 팀을 떠날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 프랭크 감독은 첫 인터뷰에서 솔란케와 오도베르, 그레이 등 많은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했지만, 손흥민은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곧 열리게 될 손흥민과 프랭크 감독의 면담은 요식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프랭크 감독이 손흥민에게 잔류를 부탁하거나 설득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듯 하다. 손흥민이 이적의사를 통보하면 수락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