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승부는 무승부로 끝났는데, 분위기는 짜릿한 승리와 완패를 당한 것처럼 엇갈렸다.
22일 부산에서 열린 K리그2 17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충북청주의 경기 이후가 그랬다.
부산은 이날 다 잡은 고기를 놓쳤고, 충북은 대어를 낚았다. 부산이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1분이 흐를 즈음, 부산 GK 구상민이 사이드 라인 근처까지 달려와 길게 걷어낸 것이 하프라인에 있던 페드로에게 연결됐다. 페드로는 곧장 빈 골문을 향해 냅다 내질렀고, 공은 길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지난 10일 권오규 감독이 중도 사퇴한 뒤 최상현 감독대행(코치) 체제로 버티고 있는 충북청주는 최근 3연패 포함, 2무5패로 승점 사냥이 절실했는데, 이번에 2경기 만에 승점 1점을 챙긴 것.
반면 부산은 연승 도전에 실패하면서 상위권 도약의 기회도 날리고 말았다. 이날 전남이 김포와 0대0으로 비긴 터라 3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 대행은 "지난 2주일간 많은 고민을 한 시간이었다. 최근 1주일간 전술과 훈련 등에서 많은 변화을 시도했다. 너무 힘들었을텐데 선수들이 이겨내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해준 것에 감동했다"면서 "오늘 이 경기를 통해서 더 위로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대행은 이날 무승부에 대해 "연패를 끝는 게 중요했다, 경기력도 준비한 대로 나왔다고 생각한다"면서 "7경기 만에 처음으로 서포터스의 박수를 받았다. 기분이 너무 좋다"고 기쁨을 전했다.
이어 인터뷰실에 등장한 조성환 부산 감독은 수심이 가득했다.
그는 "비기고도 패한 것 이상이다. 팬 여러분께서도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을 것이다"면서 "한 경기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준비를 한다. 선수들도 책임감을 갖고 뭔가 느끼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