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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어 '훌치기'가 사라진다…순천시, 어업 유산 지정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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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에 줄·바늘 달아 낚아채는 전통 방식 명맥 끊길 위기
숙련 어업인 60∼70대 10여명 불과…시 "생태·문화 가치 제고해야"

(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순천시가 사라져가는 짱뚱어잡이 '훌치기' 보존에 나섰다.
짱뚱어 잡기에 능통한 고령자들이 점차 사라지는 등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전통 방식을 전승하고, 관광·체험 자원으로 발전시키고자 어업 유산 지정에 재도전한다.
25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훌치기낚시를 이용한 짱뚱어잡이가 국가 중요 어업 유산에 지정되도록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훌치기 짱뚱어잡이는 2021년에도 도전했으나 서류 평가에 이은 현장 평가에서 탈락해 이번이 재수인 셈이다.
순천시는 한국어촌어항공단과 사전협의, 어촌계 협의회와 자료조사 등을 거쳐 연내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중요 어업 유산으로 지정되면 3년간 국비를 지원받아 관련 시설 설치, 연계 소득 창출 등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2015년 제주 해녀 어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강원 강릉 창경바리 어업, 충남 홍성 광천토굴새우젓 가공업, 경남 사천 삼천포 죽방렴 어업까지 모두 16개가 지정됐다.
훌치기는 낚싯바늘에 미끼를 달아 물고기 입에 걸어 올리는 일반 낚시와 달리 6∼7m 장대에 줄을 달고 여러 방향의 바늘로 물고기를 훑어 낚아채는 방식이다.
주요 대상 어종은 숭어지만, 순천만에서는 짱뚱어와 문절망둑(문절이)을 주로 잡는다.
인기척에 민감한 갯벌 생물에 들키지 않도록 먼 거리에서 물고기 몸통에 바늘을 걸어 올려야 하는 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한 낚시다.

짱뚱어는 전국의 전문 식당 등으로 팔려나가 수요처는 많지만, 정작 잡을 사람이 없다.
순천 11개 어촌계 어민 625명 가운데 숙련된 훌치기 어업인은 10명 안팎으로 대부분 60∼70대다.
뙤약볕 아래 갯벌에서 장시간 이뤄지는 어업에 젊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순천시는 전했다.
순천시는 관리·보존 체계를 강화해 전승자를 발굴하고 문화 자원으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짱뚱어의 재미있는 생김새에 더해 훌치기는 흥미로운 관광 체험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짱뚱어(뚱이)는 흑두루미(루미)와 함께 순천의 대표 캐릭터이기도 하다.
순천시 관계자는 "어민에게는 삶의 현장, 시민에게는 애정과 자부심이 담긴 생태공간인 순천만의 독특한 어업 방식이 어업 유산으로 지정되면 생태·문화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생태 수도' 순천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요 어업 유산 지정 신청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