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은 울산 HD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이 2일 열린다. 울산을 비롯해 강원FC, 광주FC, 대구FC, FC서울, 전북 현대 K리그1 6개팀과 김포FC와 부천FC K리그2 2개팀이 무대에 오른다. 단판 대결이다. 4개팀만 살아남는다.
코리아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다. 최고의 매력은 '저비용 고효율'이다. 우승팀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이 주어진다. 우승팀 성적이 K리그1 1~4위인 경우 ACL 엘리트, 5위 이하면 ACL2로 본선 직행 티켓이 돌아간다. 디펜딩챔피언이자 코리아컵 최다 우승(6회)에 빛나는 포항 스틸러스는 16강에서 탈락했다. 2024년 포항과의 결승전에서 좌절했던 울산은 16강 관문을 통과, 2017년 이후 8년 만의 정상 등극에 재도전한다.
하지만 변수를 넘어야 한다. 울산은 지난달 6일부터 27일까지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클럽 월드컵에 참가했다. 3전 전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코리아컵을 필두로 국내 일정에 재돌입한다. 해외 명문팀들을 상대한 경험은 큰 자산이다. 그러나 긴 이동시간과 시차 적응 등은 난관이다. 귀국 후 짧은 시간 동안 휴식과 회복에 집중하며 코리아컵을 준비했지만 발걸음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다.
김판곤 감독은 "클럽 월드컵 기간 더위 속에 나흘에 한 경기씩 소화했다.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많이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다가올 일정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상대는 이정효 감독의 광주다. 이날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두 팀은 지난해 코리아컵 4강전에서 만났다. 4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데 울산이 1, 2차전에서 1승1무를 기록, 결승에 올랐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도 울산이 1승1무로 앞섰다. 광주는 K리그1에서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로 상승세다.
서울과 전북의 만남도 뜨거운 관심이다. 두 팀은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2022년 결승 이후 3년 만에 코리아컵에서 '전설매치'가 열린다. 3년 전에는 전북이 서울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적수가 없다. 무려 17경기 연속 무패(12승5무)를 기록하며 선두(승점 45)를 질주하고 있다.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5)과의 승점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이대로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왕좌를 탈환할 수 있다.
전북은 이번 시즌 서울에 1승1무를 기록 중이다. 코리아컵은 '더블(2관왕)'을 향한 전초기지다. 서울은 지난해 6월 전북 원정에서 5대1 대승을 거두며 길었던 '전설매치'의 무승 징크스를 끊어냈지만 코리아컵에서는 아직 전북을 꺾은 기록이 없다.
대구와 강원은 대구iM뱅크PARK, 김포와 부천은 김포솔터전용구장에서 맞닥뜨린다. 두 경기 모두 오후 7시 시작된다. 대구는 K리그1에서 최하위에 위치했다. 강원은 지난 시즌 준우승 돌풍을 일으켰지만 올해는 8위다. 코리아컵의 키워드는 반전이다.
김포와 부천은 이변의 향연이다. 김포는 포항, 부천은 제주 SK, 김천 상무를 차례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1부팀을 피한 것은 '행운'이다. 코리아컵에선 첫 격돌이다. 김포는 부천을 잡을 경우 창단 후 첫 4강에 올라 코리아컵 역대 최고 성적을 새롭게 작성한다. 부천은 2016년 이후 9년 만의 준결승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K리그2에선 부천이 3위, 김포는 8위다. 이번 시즌 K리그2에선 한 차례 대결, 부천이 2대1로 승리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