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T에서 이러기도, 저러기도 힘든 답답함이 있었다."
이종범 전 코치를 도와주려 한 말일까, 수렁에 빠뜨리려 한 말일까.
이종범 전 KT 위즈 코치의 야구 예능 최강야구행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KT 1군 코치로 한창 시즌을 치르던 이 전 코치가 갑작스럽게 팀에 퇴단을 요청했고, 그 이유가 JTBC의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 일을 하기 위함이라는게 알려지면 수많은 야구인들을 실망시켰다.
이 전 코치가 방송사를 통해 해명 입장문을 내 불길은 더욱 치솟았다. 코치직을 버리고, 예능행을 택한 이유로 한국 야구 발전과 후배들의 생계라는 필요 이상의 심각한 얘기를 해 불난 집에 부채질을 더했다.
가만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프로그램 PD까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성치경 CP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전 코치 섭외 과정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면서 절대 꺼내서는 안될 얘기를 했다. 성 CP는 "이 감독이 KT에서의 현실을 전했다. 팀 내에서 고민이 많았었다. 원래 맡았던 보직이 바뀌었다. 이강철 감독님이 배려해주신 것이다. 하지만 이종범 입장에선 의욕적으로 뭔가 하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렇다고 일 잘하는 후배 코치들과 자리 다툼하기도 뭐했다. KT에서 이러기도 저러기도 힘든 답답함이 있었다"고 했다.
이 전 코치가 왜 최강야구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도와주려는 의도였을 듯. 하지만 최악의 수가 됐다. 이 인터뷰 내용을 본 KT 구단 관계자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 전 코치는 2023 시즌 후 LG 트윈스를 떠나 지난해 야인으로 있었다. 그 이 전 코치를 광주일고 선배 이강철 감독이 품었다.
지난해 일본 마무리 훈련부터 이 전 코치를 알뜰살뜰 챙겼다. 어떤 보직을 줘야하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처음에 외야 수비, 1루 베이스 코치였다. 이 전 코치의 화려했던 선수 시절과 지도자 경험을 빌어 '야수 총괄' 보직을 새롭게 만들 생각까지 했다.
시즌 중에는 이 전 코치의 승부사 기질을 선수단에 더 전파시키기 위해 타격 총괄 쪽으로 자리를 옮겨줬다. 이 감독이 일방적으로 바꾼게 아니라, 이 전 코치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결과였다. 물론, 이 전 코치 입장에서는 기존 타격 파트에 유한준, 김강 2명의 코치가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어찌됐든 팀 감독이 정리해준 보직 체계였다.
그런데 의욕적으로 일을 하기 힘들고 답답한 상황이었다라. 이 말을 이 감독이 봤다면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을까. 이 전 코치가 성 CP에게 실제로 이런 얘기를 했는지, 아니면 성 CP가 이 전 코치의 다른 얘기를 인터뷰에서 '오버'해 전달했는지 정확한 사실 관계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두 사람 모두 KT 이 감독과 구단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난 결례를 범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 발언 때문에 일부 블로거들은 KT 코칭스태프 불화설까지 얘기를 발전시키고 있다.
성 CP는 전반기 끝난 후 이 전 코치를 영입하면 안됐느냐는 질문에 "전반기가 끝나고 방송에 참여하면,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중반쯤에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면 방송으로는 그림이 예쁘지는 않다. 이 감독이 그걸 알고 '마음 굳혔으면 빨리 정리하고 가서 거기서 열심히 하라'라는 뜻으로 퇴단을 일찍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 답에서 모든 게 정리된다. 한국 야구 발전을 운운하지만, 오로지 자신들의 방송 성패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상황이라는 걸 말이다. 그러니 상식 밖의 캐스팅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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