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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태어나서 꼭 한 번 가봐야 할 명소, 장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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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제=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사람이 태어나서 장자제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장자제의 아름다움에 관해 중국인 사이에서 전해져 오는 말이다.

◇중국 산수화의 원본 장자제

장자제(張家界)는 수려한 봉우리와 원시 상태의 아열대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지다.
약 3억8천만 년 전 지각운동으로 해저가 육지로 변하며 형성됐으며, 침식과 자연붕괴 과정을 거쳐 독특한 협곡과 기이한 봉우리, 맑은 계곡이 생겨났다.
그 아름다운 풍경은 중국 산수화의 원본이라 불린다.

처음 개방 당시 동양화가들이 찾기 시작했고, 한국 관광객이 연간 60만 명까지 늘어났다.
코로나 사태로 급감했지만 지난해 35만 명이 방문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30%를 차지해 안내 표지판에도 한국어가 병기되어 있다.

장자제시(市)는 중국 후난(湖南)성 서북부에 위치하며 크게 우링위안(武陵源)구와 융딩(永定)구로 나뉜다.
우링위안구에는 톈쯔산(天子山)·위안자제(袁家界)·쿵중톈위안(空中田園)·양자제(楊家界)·진볜시(金鞭溪)·스리화랑(十里畵廊)·황스짜이(黃石寨) 풍경구(風景區)가 있는 국가삼림공원과 황룽(黃龍)동굴과 바오펑(寶峰) 호수가 있는 쒀시(索溪) 자연보호구, 대협곡 풍경구가 포함된다.
톈먼산(天門山)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광지는 우링위안구에 있다. 융딩구에는 장자제 시내와 웅장한 톈먼산이 자리 잡고 있다.

'장자제'라는 이름은 장(張)씨들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한나라 개국공신 장량이 정치적 박해를 피해 칭옌산(靑岩山·톈먼산의 옛 이름)에 은거하며 이 지역 소수민족인 토가족에게 글과 농사법을 가르쳤다.
이후 토가족은 그를 존경해 '장'씨로 개명하면서 장씨 집성촌이 되어 장자제라 불리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문화유산

우링위안구에 위치한 장자제삼림공원(張家界森林公園)은 1982년 중국 최초로 국가 삼림공원으로 지정됐고, 199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동양 산수화 그대로의 절경이 펼쳐지는 이곳은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 유명한 위안자제와 쿵중톈위안을 비롯해 진볜시, 스리화랑, 황스자이 등 이름난 관광 명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산세가 험준하고 넓지만, 하루 안에 둘러볼 수 있다.
동서남북 네 곳에 매표소가 마련돼 있으며, 셔틀버스, 케이블카, 모노레일, 엘리베이터 등의 교통수단이 잘 갖춰져 있고,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과 휴게 공간도 풍부하다.
필자는 셔틀버스(10회), 케이블카(3회), 모노레일(1회), 엘리베이터(1회)를 이용했다.

매표소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약 20분 이동한 뒤, 산 중턱에서 톈쯔산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를 탔다.
아열대숲의 푸르른 초목을 지나자, 거대한 분재처럼 생긴 기암괴석 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졌고, 사람들은 그 장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쿵중톈위안

쿵종톈위안은 톈쯔산과 위안자제 사이에 위치한 토가족의 생활 터전이다.
해발 1천m에 자리 잡은 이곳에는 100여 명의 토가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8'자 모양의 0.8ha 논밭과 주변의 기이한 봉우리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톈쯔산 케이블카 정상에서 셔틀버스로 약 20분 이동한 뒤 전동카트로 갈아타며 4곳의 전망대를 둘러보는 코스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아바타 촬영지로 유명한 전망대에 서면, 기둥처럼 솟은 바위 봉우리들이 마치 숲처럼 펼쳐진 장관을 볼 수 있다.

◇위안자제

'장자제삼림공원의 뒤뜰 화원'이라 불리는 독립적인 풍경구다.
이른 점심 후 10여 분 숲길을 오르자, 두 바위산을 연결한 천연다리인 '천하제일교'가 나타났다.
위안자제 남쪽 끝에는 일명 '할렐루야산'이 있다. 해발 1천74m, 수직 높이 약 150m로 솟은 이 바위산 정상에는 울창한 수목이 자라고 있었다.
영화 아바타의 '떠다니는 산'의 모델이 된 곳이다.

이 외에도 쑹쯔강(松子崗), 미훈타이(迷魂臺), 허우화위안(后花園) 등 장엄한 봉우리 숲이 이어진다.
천하제일교에서 허우화위안까지는 2층으로 정비된 탐방로가 조성돼 있지만, 항상 관광객들로 붐빈다.
'위안자제'라는 지명은 당나라 말기 황소의 난이 실패한 후, 원(袁)씨 성을 가진 장수가 이곳에 숨어 살게 되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양자제

양자제는 북송 시기, 양씨 가문의 장수들이 스스로 천자라 칭하고 반기를 든 향왕천자를 토벌하던 중 이곳 톈쯔산에 군대를 주둔시켰고, 전쟁이 길어지자 양씨 가문의 후손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양자제'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이곳은 톈쯔산 정상에서 마을까지 케이블카로 왕복하며 내리지 않고 기암절벽을 감상했다.

◇진볜시

장자제삼림공원 동쪽에 위치한 진볜시는 공원 내 큰 봉우리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쪽으로는 써파시(瑟琶溪), 동쪽으로는 쒀시로 이어지는 깊고 조용한 협곡으로, 길이가 20km에 이른다.
천여 개가 넘는 봉우리가 길 양옆으로 솟아 있으며, 희귀한 나무, 꽃 등이 많아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수직 높이 335m의 백룡엘리베이터를 타고 계곡 아래로 내려간 뒤, 하단 전망대를 관람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스리화랑

진볜시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약 20분 이동해 스리화랑에 도착했다.
길이 약 5㎞인 이곳은 협곡 양쪽에 기이한 봉우리와 암석이 다양한 형상으로 펼쳐져 있다.
'세 걸음마다 새로운 풍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변하는 경관이 인상적이다.
모노레일에서 내리면 '스리화랑 '이라는 표지석이 있으며, 관광객들은 아이를 업고 있는 형상의 '세자매 바위'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많이 한다.
도보로도 갈 수 있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은 평지 전용 관광열차인 모노레일을 이용해 관람한다.
필자도 모노레일을 탔다.

◇황스자이

'황스자이'에 오르지 않고 어찌 장자제를 봤다고 할 수 있으랴(不上黃石寨, 枉到張家界)'는 말이 있을 정도로, 톈쯔산과 함께 장자제 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케이블카나 도보로 오를 수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점점 가까워지는 기이한 바위 형상에 감탄하게 된다.
장량이 이곳에 은거하던 중 황석공의 도움으로 구출됐다는 전설에 따라 '황스자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도보 등반 시에는 룽뉘펑(龍女峰)과 난톈이주(南天一柱)가 있는 산등성이를 지나 황스자이 풍경구 정상까지 오르게 되며, 써파시로 하산하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경사가 심한 돌계단이 이어지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절경은 모든 수고를 잊게 한다.
등반 시간은 올라갈 때 약 2시간 30분, 내려올 때는 약 1시간 30분으로 짧은 편이다.

◇쒀시자연보호구와 대협곡 풍경구

쒀시자연보호구에는 황룽동굴과 바오펑호수가 있다.
대협곡 풍경구는 황룽동 동쪽에 있는 별개 풍경구이다.

◇황룽동굴

황룽동굴은 지각 운동에 의해 형성된 석회암 용암 동굴로, 총 4층 구조다.
하단 두 개 층에는 사계절 내내 물이 흐르는 시내가 있어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동굴의 수직 높이는 160m, 전체 길이는 15㎞에 달한다.
동굴 안에는 1개의 저수지, 두 갈래의 시내, 3개의 폭포, 4개의 연못, 13개의 넓은 공간이 있으며, 수많은 석순과 석주 등 다양한 종유석이 형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당하이션전'(定海神針)과 '룽왕바오쭤'(龍王寶座)는 독특한 볼거리다.

◇바오펑호수

해발 430m에 위치한 바오펑호수는 댐을 지어 만든 인공 호수로, 원래는 수력 발전과 농업용수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후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관광지로 개발됐다.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약 10분 이동하면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에 도착한다.
평균 수심은 72m, 길이는 약 2.5㎞에 이르며, 유람선을 타고 약 40분간 호수를 둘러볼 수 있다.
유람 중에는 얼굴 바위, 두꺼비 바위 등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산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선상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대협곡 유리다리

삼림공원에서 차량으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대협곡 유리다리는 2016년에 개장했다.
절벽 위 300m 높이에 길이 430m의 유리다리가 건설됐다, 유리다리 바닥은 99장의 투명 판유리로 되어 있어 아래 협곡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루 입장 인원은 8천명으로 제한된다. 집라인을 타고 반대편 계곡으로 건너가고, 집라인 아래 터미널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계곡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계곡 아래에서는 10여 분간 유람선을 타고 대협곡을 관람할 수 있다. 실내 열기구를 타고 3D VR로 대협곡을 날아다니며 사계절의 풍경을 체험할 수 있다.

◇톈먼산 관광지구

톈먼산은 장자제 시내 인근에 있는 해발 1천518.6m의 명산으로, 세계 최장 길이인 7천455m의 케이블카를 타거나 산 아래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30분간 산에 올라가며 톈먼동굴과 99굽이길 등 웅장한 절경을 감상했다.
상부 터미널에 도착하면, 톈먼산 정상 주변을 도는 길을 따라 귀곡잔도와 유리잔도를 만난다.

귀곡잔도는 낭떠러지 절벽에 매달려 있는 아찔한 길로, 귀신도 지나기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바닥이 강화유리로 되어 있는 유리잔도를 지날 때는 허공을 걷는 듯한 극한 체험을 해야 한다.
이 잔도는 본래 2천년 전 군사작전 도로였으나, 현재는 관광용 유리길로 일부가 복원되었다.

서쪽 잔도를 따라 걸으며 케이블카 반대편에 자리한 톈먼산사(天門山寺)에 도착했다.
이 사찰은 당나라 시기에 창건됐으며, 현재는 청나라 시대 양식으로 복원된 후난성 서부의 대표적인 불교 사찰이다.
사찰 내부는 한국 사찰과는 또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중국인들 사이에서 기도발이 잘 받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쪽 잔도를 걷다 보면 톈먼동굴이 보이고, 에스컬레이터를 일곱 번 갈아타면 동굴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부를 가져다준다는 용왕의 아홉째 아들 '피슈'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많은 관광객이 동상을 어루만지며 행운을 빈다.
톈먼동굴은 높이 131.5m, 너비 57m의 거대한 자연 동굴로, 자주 안개가 끼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톈먼동굴에서 광장까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갈 수도 있는데 아래 광장까지 이어진 999계단을 직접 걸어 내려갔다.
이곳은 기념 촬영 명소로도 유명하다.

톈먼산 아래 공연장에서는 매일 저녁,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에 참여한 대규모 뮤지컬 '톄먼호선쇼'가 펼쳐진다.
약 700명의 출연진과 첨단 특수효과를 동원한 이 공연은 호남 전설인 나무꾼 유해와 여우족 여인 백호선의 사랑 이야기를 아름다운 무대 위에 담아낸다.

◇ 여행정보
-비행경로 : 장자제공항은 주로 중국 국내선 위주로 운영되며, 국제선 운항이 많지 않다.
창사 황화국제공항을 이용하면 장자제까지 버스로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우한 톈허국제공항을 이용할 경우 버스로 약 7시간 이동해야 한다.
국제선 직항편은 경유 편보다 왕복 비용이 약 20만∼30만원 정도 더 비싸다.

-여행 방법 : 해발 1천m 이상의 높은 산을 오르지만, 케이블카와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비교적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산 능선을 따라 걷는 일정이 많아 편안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으며, 하루 평균 2만 보 이상 걸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벼운 옷차림이 좋다.

-패키지여행 시 선택 관광 : 패키지여행에서는 선택 관광을 추가 요금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선택 관광을 하지 않으면 일부 지역만 간단히 둘러보게 되어 충분한 여행 경험을 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여행 경비를 계획할 때 선택 관광 비용을 미리 포함하는 것이 좋다.

-여행 시기 : 중국 국경절이 있는 10월과 노동절이 있는 5월은 여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장자제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600만 명을 넘는데, 특히 이 시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새벽 일찍 여행을 시작해도 주요 관광지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쾌적한 여행을 원한다면 인파가 몰리는 시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5년 7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rbaek@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