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국산 전기차 중 가장 인기 모델은 기아 EV3다. 하지만 점점 판매가 줄어 5,6월에는 연초 대비 판매량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 그 이유는 기아 EV4의 등장이 원인이다. EV4는 기아 최초의 세단형 전기차다. EV3와 가격대가 비슷한 만큼 두 모델을 비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EV4판매를 시작한 시점부터 EV4판매량만큼 EV3판매량이 감소한 것을 보면 두 모델의판매 간섭이 일어났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있다. 해외에서 EV4의 경쟁타깃은 테슬라 모델3다. 구동 방식의 차이와 크기 차이가 다소 있지만 세단형 전기차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EV4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지자동차 매체 모터원에서 EV4를 시승하고 경쟁력을 확인해 봤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는 이제 노후화되고 있다.기아의 새로운 전기 세단은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호평이 나왔다.
EV4는 매혹적인 제안이다.테슬라 모델 3를 직접 겨냥한 이 차는 크로스오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북미에서 내년초출시예정인 전기 세단이다.세단 스타일이 쇠퇴하고 있는데 왜기아는 미국에 4도어 전기 세단을 출시하는 것일까.
적어도 기아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비슷한 크기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기아 K4는 1월 북미 시장에서 기아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이었다. 운전석에 앉아 본 후라면 그 말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EV4스타일은 보고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운전의 재미는 정말 쏠쏠하다.
스포티하거나 빠르지는 않지만, 이 전기 세단은 충분한 편안함, 탄탄한 주행 거리, 그리고 다양한 유용한 기능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2026년 초 북미 시장에 기아 EV4가 출시되면 구매자들은 58.3kWh 또는 81.4kWh의 두 가지 배터리 용량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어떤 배터리를 선택하든, 이 배터리는 보닛 아래에 장착된 싱글 모터와 결합해앞바퀴를 굴린다.201마력과 283Nm의 토크를 발휘한다. 결코 획기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차량의 속도를 어느 정도 끌어올리기에는 충분하다.
충전은 다소 아쉽다. 아이오닉 5와 기아 EV9 같은 차량들이 800볼트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EV4와 자매 차량인 EV3는 400볼트 레이아웃을 사용한다.기아는 이런 차별화한 적용에 대해 "충전 시간, 주행 거리, 그리고 성능 간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다.현대와 기아는 사용하기 쉽고 매끄러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선두에 있는 자동차 회사다.EV4도 마찬가지다.당연히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기본이다. 몇 초 만에 휴대폰을 연결할 수 있고, 그 후에는 매번 문제없이 다시 연결된다.
UI 메뉴는 탐색하기 쉽고터치스크린은 매끄럽게 반응한다.무엇보다도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에 미디어 및 공조 시스템 제어 등을 위한 물리버튼이 있다는 점이 좋다. EV4에는 6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8스피커 하만카돈 시스템을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 중저가 오디오 시스템치고는 꽤 인상적이었다. 고음역대 왜곡도 심하지 않았다.
기아는 EV4에 디지털 키 2.0 소프트웨어를 기본 탑재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최대 15개의 기기를 차량에 연결해차량 출입 및 시동을 위한 디지털 키 역할을 할 수 있다. EV4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은 단연 외관이다.콘셉트카 그대로적용한양산차느낌으로기묘한 곡선과 의심스러운 비율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아름답거나 우아하지는 않지만, 지루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 독특한 외관 덕분에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넉넉하며 시트조절 기능도 다양하다.뒷좌석은 모델 3보다 훨씬 넓다. 모든 체형의 탑승자를 위한 넉넉한 공간이다.트렁크도 마찬가지로 넓다.해치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트렁크에는 큰 물건을 충분히 넣을 수 있을 만큼 넓게 열린다.
아쉽게도 프렁크는 없다. 그 공간에는모터와 냉각 장치가 차지하고 있다. 실내는 탁 트인 시야가 확보되지만 약간 기울어져 있다.스티어링은 부드럽고 가볍지만 전반적으로 감각이 부족하다.다른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가속 페달은 즉각적이고 짜릿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가속력은빠르게 사라진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쾌적하다. 브레이크는 부드럽게 멈춰설 수 있도록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 중심의 유일한 기능인 기아 i페달 3.0은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패들을 통해 EV4의 회생 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교통 체증 구간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속도를 늦추기 위해 i페달 3.0을 생각보다 많이 사용했다.
EV4는 지나치게 거칠거나 무겁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모든 것이 쉽고 직관적이다. 편안한 이동 수단을 기대한다면 만족도가 높은 차가EV4다. 외관디자인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0.23CD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디자인한 결과다.
EPA의 공식 주행가능거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기아는 대용량 배터리팩 모델의 주행거리가 약 54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400볼트 아키텍처로 인해 EV4는 기아 라인업 전기차 가운데 빠르게 충전할 수 없지만기아측에 따르면 "DC 고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팩은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EV4 북미 판매에는 예상치못한 걸림돌이 생겼다.EV4는 테슬라 모델 3의 경쟁자로 예상되지만, 한국에서 생산해 북미로 수출할 예정이라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하는 수입 관세영향을 받게 된다. 아울러전기차에 대한 연방 세액 공제 혜택도 곧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EV4는 관세 부과와 세금 인센티브부재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기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해당 부문에서 경쟁력이 훨씬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V4가 5000만원대 초반 가격대라면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이상가격이 된다면 판매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현대 전기 세단 아이오닉 6는 4만 달러(약 5400만원) 미만부터 시작한다. 후륜구동 모델로 비슷한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생김새가 특이한 전륜구동 전기차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꽤나 많을 것이다. 결국기아 EV4의 북미시장 가격 책정이 성공의 포인트로 보인다.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