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외교부 "러시아 대사 인준, 중대한 진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탈레반이 러시아 주재 대사를 임명했다.
3일 아프간 톨로 뉴스 등에 따르면 탈레반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연방 주재 전권 대사 마울라위 굴 하산이 주러시아 아프간 대사관 직원들과 상견례를 갖고 공식 임무를 시작했다"며 "러시아 연방에 의한 대사 인준은 중대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이번 중요한 진전이 양국 간 관계를 더 폭넓고 강하게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대사가 최대한의 헌신으로 맡겨진 임무를 수행해 아프간과 러시아 간의 정치, 경제 관계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2021년 미군이 철수를 선언하자 약 20년 만에 아프간을 재장악했지만 국제 사회는 탈레반을 아프간 정권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간 러시아는 각종 국제 행사에 탈레반 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외교 관계를 강화해 왔다.
지난 4월에는 러시아 대법원이 "테러리스트 단체 지정 목록에 포함된 탈레반 운동에 대한 금지를 중단한다"며 22년 만에 탈레반의 러시아 내 활동 금지 조치를 해제하라고 결정하기도 했다.
국제사회가 탈레반을 인정하지 않지만,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등 탈레반이 임명한 대사들을 인준하는 국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EFE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최소 14개국에서 외교 대표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2021년 탈레반에 의해 축출된 민주 정부 시절 임명된 외교관들이 여전히 대표부를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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