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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발표 '탄소포집 유망물질' 엉터리…오류 데이터로 AI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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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논문에 대한 반박 연구 1년여만에 발표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작년에 메타 플랫폼스(이하 메타)가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해 찾아냈다고 제시한 '탄소포집 유망물질' 135종이 실제로 계산해 보니 모두 '엉터리'였다는 반박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메타가 데이터에 오류가 있는데도 이를 모르고 AI 도구에게 학습을 시킨 데다가, 결과를 제대로 점검해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반박 논문을 낸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타 AI 연구팀과 미국 조지아텍 연구팀이 작년 5월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오픈액세스 저널 'ACS 센트럴 사이언스'에 발표한 직접공기중포집(DAC) 기술 후보물질 논문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최근 제기됐다.
DAC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를 직접 포집하는 방식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겠다는 발상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종종 거론된다.
이 기술이 실현되려면 수분을 많이 품은 공기 중에서 CO₂와 잘 결합하는 화학물질을 찾아내야만 하며, '금속유기골격체'(MOF)라고 불리는 유형의 물질 중 일부가 이런 특성을 지닐 것으로 기대된다.
당시 메타와 조지아텍 연구진은 수천 종의 MOF에 대해 도합 3천800만여건의 양자화학 계산을 해본 결과의 데이터 세트를 제시하고 AI 도구를 활용해 이 중 135종을 DAC 기술 실현을 위한 유망 후보물질로 제시했다.

특히 머신러닝을 활용해 전통적인 양자화학 기반 시뮬레이션보다 수백·수천 배 빠르게 유망 후보물질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타 등 연구진이 CO₂를 "강하게" 붙들어놓을 능력을 지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던 135종 물질 중에서 실제로 계산해 보니 그런 특성을 지닌 물질은 단 하나도 없었고, 일부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영국 헤리엇-와트 대학교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연구진의 반박이다.
이들은 메타 등이 사용했던 화학원소 특성 데이터베이스에 오류가 있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오류는 메타와 조지아텍 연구팀의 논문이 나온 후에야 정정됐다.
올해 5월 29일 ACS 센트럴 사이언스에 게재된 간략한 반박 논문의 교신저자인 베렌트 스밋 EPFL 화학공학과 교수는 메타와 조지아텍 연구팀이 내놓았던 결과 중 일부는 "넌센스"라며 "빅 테크 멘탈리티(테크 대기업의 사고방식)이 일단 저지르고 생각은 나중에 하자는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보다 깊은 검토가 필요한 유망물질들을 제시했을 뿐"이라며 논문에 제시했던 데이터 세트 중 일부가 "전자 배치 혹은 다른 이유로 존재하기 어렵거나 고도로 불안정한 구조"에 해당한다는 점을 논문에 이미 밝혀뒀다고 해명했다.
메타 측 논문의 공동교신저자였던 앤드루 메드퍼드 조지아텍 교수는 이번에 나온 비판이 원래 연구의 취지를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원래 연구의 목표가 "(탄소 포집 능력이 우수한) 새로운 물질들을 확정적으로 찾아내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후보물질을 선별해내는 보다 세련된 기술을 실험해보고 이 분야의 새로운 도전과 질문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