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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사구' 병원 갈 정도인데도 참고 뛰고 싶었다, 왜?…"웬만하면 티 안 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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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웬만하면 티 안 내고 참고 하려고 하는데, 조금 아프더라."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은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면서 2-0 선취점에 기여했고, 3회에는 우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8대5 승리를 이끈 매우 영양가 높은 2루타와 홈런이었다.

좋은 흐름을 타석에서 계속 이어 가고 싶었을 텐데,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한유섬은 4회 3번째 타석에 들어섰다가 KIA 투수 김민주가 던진 공에 오른쪽 발을 맞았다. 웬만해선 아픈 티를 내지 않고 1루로 걸어 나가는 한유섬인데, 통증이 심했다. 한유섬은 일단 참고 주루 플레이를 이어 갔지만, 4회말 수비를 앞두고 최준우와 교체됐다.

SSG 관계자는 "한유섬은 공에 맞은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위 통증으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한유섬은 곧장 근처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X-레이 검사 결과 뼈에 특이 사항은 없었고, 단순 타박상 소견을 들었다. 가벼운 부상인 것을 확인한 한유섬은 경기장으로 돌아와 라커룸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한유섬은 "이렇게 좀 페이스가 좋을 때 많이 쳐야 하는데 빠져서 조금 아쉽긴 했다. 내가 웬만하면 막 이렇게 티를 안 내고 참고 하려고 하는데, 조금 아프더라. 그래서 무리하지 말고 일단 빠지라고 코칭스태프 쪽에서 배려를 해주셔서 빠졌다. 병원에 갔다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서 금방 돌아와서 안에서 응원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통증은 있었지만, 큰 부상이 우려되진 않았다고.

한유섬은 "그냥 형식적으로 예의상 X-레이를 찍으러 가는 느낌이었다. 그런 최악의 생각은 전혀 안 했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유섬이 교체될 때 중계 화면에 SSG 동료 오태곤이 계속 장난을 치는 장면이 잡혔다. 오태곤은 무슨 말을 한 걸까.

한유섬은 "내가 공에 맞았는데, 코치님들이 다 와서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괜히 샘이 났나 보다. '진짜 형은 아버지가 몇 분이시냐' 계속 그러더라. 원래 (오)태곤이가 그런다. 나한테 가끔씩 개념 없이 장난치는 경우가 있는데, 다 받아줄 수 있다. 태곤이랑 나랑은 워낙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라며 웃었다.

SSG는 시즌 성적 40승37패3무로 5위다.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SG의 팀 타율은 0.248로 9위다.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전반적으로 타격이 침체돼 애를 먹었다. 점수를 크게 내서 쉽게 가는 경기가 없으니 선수들의 피로감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한유섬은 6월 타율 0.313(80타수 25안타), 5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현재 SSG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유섬은 팀 타격 침체와 관련해 "너무 죄송스럽고, 나도 솔직히 우리가 올해 이렇게 방망이가 왜 안 터질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한다. 팬분들의 반응도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진짜 잘 모르겠다. 우리가 그냥 넋 놓고 맞기를 바라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아니고, 어린 친구들은 엄청 노력하면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심리적인 것이 큰 것 같다. 잘 치고 싶고, 방망이가 팀적으로 왔을 때 조금 저조하다 보니까. 득점권이 되면 조금 더 부담을 느끼고 긴장을 하고 이런 것이 계속 누적되다 보니까 연속이 되는 것 같은데 아마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날 팀 10안타를 터트린 좋은 흐름이 이어지길 기대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