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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 야구를 주름잡던 레전드 출신 코치가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출연을 위해 코치직을 박차고 나갔다, 야구계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물론 야구 예능이었고, 그 야구 예능의 감독직이기는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프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었다'며 이 전 코치를 성토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똑같은 선택을 했어도 비난을 받았겠지만, 그 누구보다 프로 야구 선수와 지도자로 사랑을 받았던 이 전 코치였기에 팬들과 관계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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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나갈 수 있는 문제였는데, 오히려 '최강야구'쪽에서 꺼져가는 불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다. 돌아가는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듯한 이 전 코치 인터뷰를 배포하더니, 책임 PD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코치와 KT 코칭스태프 사이 불화설까지 제기될 수 있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그러니 논란이 가라앉을 수가 없다. 이게 '노이즈 마케팅'을 위한 '최강야구'의 치밀한 계획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지금까지 행보에서는 야구계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전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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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제작 방송사인 JTBC는 2일 프로그램에 출연할 은퇴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김태균, 윤석민, 이대형, 나지완, 심수창 등 약 20여명의 선수 섭외가 끝났다고 알렸다. 이 전 코치가 말한 "생계가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나섰다"고 하기에는 선수 시절 계약으로 돈을 많이 벌고, 은퇴 후에도 해설위원 일이나 방송과 유튜브 출연, 야구 레슨 등으로 어느정도 안정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진정성에도 금이 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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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정말 간절하게 야구팀으로서 발전을 위해 이 전 코치에게 러브콜을 보냈을까. 대항마 '불꽃야구' 김성근 감독과 경쟁 구도를 이룰 '빅네임'이 필요했다. 그래야 자신들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성공이 달렸으니까. 위에 언급된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의 '최강야구' 참가자들이 이 전 코치가 KT를 박차고 나와 '최걍아구' 감독이 됐을 때의 후폭풍을 모를리 없었다. 프로판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후배들에게 연락이 왔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도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 이 전 코치를 이용했고 야구계 질서를 흐트러지게 한 공범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이번 논란이 더 안타깝게 느껴질 따름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