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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해설자→지도자로…한국과 브라질 명장 DNA가 심어지고 있다, "기본적 진리는 있더라고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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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우리카드에 온 이유? 파에스 감독님 때문이죠."

박철우(40) 우리카드 우리WON 코치는 누구보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냈다. V리그로 선수로 활약하며 6623득점을 기록, 국내 선수 역대 최다 득점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우승 반지는 7개나 된다.

은퇴 이후 해설가로 활동했던 그는 마이크를 놓고 우리카드에서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위해 지난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다녀왔던 박 코치는 2일부터 단양에서 열린 2025 한국실업배구&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을 통해 지도자 데뷔전을 치렀다.

첫 경기는 아픔이었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0대3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박 코치는 "3주 휴가를 다녀와서 선수들이 쉬었다가 나왔다. 그동안 많은 연습을 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가서 지긴 했지만, 우리가 한 만큼 나온 거 같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보여줬다"며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준비하지 못했던 서브나 블로킹 등은 대회를 통해서 훈련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점점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도자로서 첫 걸음을 뗀 그는 지도자 재미에 푹 빠졌다. 박 코치는 "(선수 ‹š와는) 정말 다르다. 배구를 워낙 좋아하는데다 코치라는 자리 자체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다.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본 거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오히려 지금 실패하고 그래야 시즌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장인인 신치용 한국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삼성화재에서 사령탑을 하며 7회 연속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박 코치에게는 '사제 지간'이자 '가족', 그리고 '멘토'다. 박 코치는 "항상 만나면 배구 이야기를 한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뼛속에 새겨져 있는 거 같다. 누르면 나올 정도"라며 "'겸손하게 준비를 해야 승리를 할 수 있다', '흘린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기본을 지키면 살아날 길이 보인다'와 같은 말씀이셨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도 '장인'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박철우는 "배구를 하면서도 선수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게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해준다. 선수로서 당연하게 가져야할 마인드나 생각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당연하게 여기지만 어려운 것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우리카드의 사령탑은 브라질 출신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일본 프로배구팀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하며 우승을 이끌었고, 프랑스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위를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리그 1위 컵대회 우승을 경험했고, 이란 국가대표팀 감독도 맡았다.

박 코치는 "파에스 감독님과 외국인 코치님한테 많이 배우고 새로운 배구를 느끼고 싶었다. 우리카드에 온 가장 큰 이유"라며 "장인어른과도 함께 배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또 파에스 감독님과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비슷한 맥락인 점이 많았다"고 했다.

박 코치는 이어 "기본적인 진리는 분명히 있다. 기본을 잘 지켰을 때 좋은 배구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전술적인 부분에서 변형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체력과 기술적 바탕이 돼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확실하게 비슷한 거 같다"고 했다.

해설위원의 경험도 분명 도움이 됐다. 박 코치는 "해설위원을 하면서는 경기장을 완전히 벗어나서 경기를 바라보니 폭넓게 볼 수 있었던 거 같다"라며 "다시 돌아오니 시야가 좁아지는 거 같아서 더 넓게 볼 수 있도록 배워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레전드 선수로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었다. 박 코치는 "선수로서 나름 좋은 생활을 했지만, 그 안에는 뼈를 깎는 고통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버티고 이겨내면서 극복하는 부분이 가장 컸던 거 같다. 그 부분을 선수들에게 많이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다. 결국에는 다 같지만, 누가 더 해내고 이겨내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아직 우승이 없다. 우승의 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 코치는 "우승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하모니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전략이고 전술이니 그런 부분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박 코치는 "지도자로서 꿈은 많이 있지만, 배구를 사랑하고 이 배구를 정말 멋지게, 한국 배구를 끌어올릴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단양=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