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실력을 꾸준히 보여주면 결국에는 인정받는 법이다.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슈퍼유틸리티맨' 김혜성(26)이 데이브 로버츠 감독으로부터 인정받았다.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며 공수에서 확실하게 팀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걸 증명한 덕분이다. 이로 인해 로버츠 감독은 한결같이 유지해 오던 '플래툰시스템'을 잠시 내려놨다.
김혜성이 2경기 연속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상대 선발이 왼손투수임에도 선발 기회를 얻었다.
LA다저스는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2025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홈경기를 치른다. 다저스는 전날 열린 화이트삭스와의 홈 3연전 첫판에서 5대1로 승리하며 2연승 중이다. 김혜성은 이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하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로버츠 감독 역시 이런 이유로 3일 경기에도 김혜성을 선발 라인업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 쇼헤이(DH)-무키 베츠(유격수)-윌 스미스(포수)-프레디 프리먼(1루수)-앤디 파헤스(우익수)-맥스 먼시(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토미 에드먼(중견수)-김혜성(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꾸준히 중심타선에 배치되던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빠졌다. 전날 5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일단 선발에서 제외됐고, 에드먼이 외야수비로 나갔다. 김혜성은 유격수로 돌아온 베츠와 키스톤 콤비를 이룬다. 선발은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다.
로버츠 감독은 멀티포지션 소화능력이 있는 선수들을 재료 삼아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는 스타일이다. 이를 통해 개별 선수들의 페이스를 조절하고, 궁극적으로는 팀 전력을 늘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이런 방식은 올 시즌 상당히 큰 효율을 내고 있다. 다저스는 시즌 초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세 팀 모두 6할대 승률을 기록하는 진풍경도 나오며 '지옥의 NL 서부지구'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냉정하고 이성적인 선수단 운용 덕분에 결국 다저스가 이 경쟁에서 승리했다. 현재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 중 최고 승률(0.628, 54승32패)을 기록하며 선두 독주모드에 들어갔다. 2위 샌디에이고와의 승차가 무려 7.5경기나 난다. 후반기에 큰 이변이 없는 한 지구 1위는 거의 확정적이다. 슈퍼유틸리티맨 김혜성도 이런 상승세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