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꼭 초대 챔피언이 되겠습니다."
2군 선수들이 치르는 퓨처스리그. 아무래도 1군 경기에 비해 팬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열악한 환경 속, 그들만의 리그라고 하지만 그래도 거기서 뛰는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은 1군 선수들 못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으로 최강전 무대를 마련햇다. 남부리그 1위와 북부리그 1위팀이 단판 결승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한 마디로 '퓨처스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셈이다.
그런데 올시즌 퓨처스리그는 남부리그에서 '미리 보는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 위즈가 시즌 초반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독주 체제를 갖추는가 했다. 하지만 '불사조 군단' 상무가 퓨처스리그 최다 신기록인 파죽의 17연승을 달리며 따라붙었다.
2일 기준, 두 팀은 공동 1위.
KT가 43승16패, 상무가 43승1무16패인데 똑같은 승률 7할2푼9리다. KT 입장에서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려면 일단 상무를 제치고 남부리그 1위를 차지하는게 급선무.
그런데 KT 선수단은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한 1군 처럼 2군 팀에도 '위닝 멘탈리티'가 생겼기 때문.
KT 퓨처스팀은 지난 시즌에도 62승1무35패라는 뛰어난 기록으로 남부리그 2위를 기록했다. 상무에 밀렸지만, 올해는 기필코 상무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KT 퓨처스팀 선수들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목표가 우리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퓨처스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 김건형은 "지난해 김태한 감독님을 시작으로, 올해 김태균 감독님까지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주고 계신다. 말 그대로 이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자주 이기니,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알게 됐다. 그래서 올해 시즌 초부터 치고 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까지 김태한 감독이 팀을 이끌었는데, 올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이 1군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에 있던 김태균 코치가 2군 감독 역할을 맡고 있다.
두 베테랑 지도자 모두 선수단 관리와 운영에 특별한 노하우를 갖췄기에 어디에 있든 자신들의 능력을 100% 발휘한다.
김건형은 "매 경기 나갈 때마다 선수들끼리 '오늘도 이기자', '오늘도 이기러 나간다', '절대 지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뭉친다. '팀 KT' 정신으로 투수와 야수 가릴 것 없이 한 마음으로 경기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먼 익산까지 팬들께서 내려오셔서 응원해주신다. 우리 익산 홈구장은 적막함이 없다. 팬들의 응원 속에 모두가 즐겁게 힘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형은 올해 KT의 선두 질주에 대해 "육성팀의 밀착 지원도 중요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전략데이터팀의 선수별 정기 데이터 교육이 실전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현장 스태프들의 헌신이 우리가 뛰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을 먹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퓨처스팀의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올시즌은 젊은 유망주들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게는 1군 경험까지 자연스럽게 연결을 시켜주고 있다. 팀의 중-장기적 업그레이드를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며 새로운 2군 시스템 확립의 효과를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