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민국 캡틴 손흥민(33·토트넘)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던 중국 베테랑 골키퍼 왕 달레이(37·산둥 타이산)가 대표팀 은퇴를 암시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왕 달레이는 최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을 흔드는 사진과 함께 "안녕"이라는 글귀를 적었다. 뒷 배경엔 '중국'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통천이 보이는 걸로 미루어 보아 대표팀 은퇴를 암시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왕 달레이는 이미 지난 6월 바레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전에서 1대0 승리한 뒤 "이번 경기가 나의 마지막 월드컵 예선이 될 지도 모른다"라고 은퇴를 예고했다.
그는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여러분의 인내심, 헌신, 끈기에 감사드린다. 4년 후에 나는 40살이 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 대표팀과 함께할 것이다. 힘을 내자, 중국!"이라고 SNS에 적었다.
왕 달레이는 2012년 스웨덴과의 A매치 친선전을 통해 대표팀에 데뷔해 2015년 아시안컵에서 중국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지난 13년간 중국 대표팀에서 42경기를 뛰었다. 전임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부임 후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부상 중인 우레이를 대신해 주장 완장도 찼다.
왕 달레이는 지난해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월드컵 2차예선 0대1로 패한 후 서럽게 눈물을 쏟았다. 손흥민이 다가와 포옹을 하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왕 달레이는 "손흥민이 (우리가)이겨서 중국팬들에게 미안하다며 날 달랬다"라고 둘 사이에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왕 달레이는 바레인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이 너무 빨리 지난 것 같다. 우린 마지막 월드컵 예선전을 앞뒀다. 어쩌면 내 마지막 월드컵 예선이 될 지도 모른다. 홈에서 동료들과 함께 승리해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라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왕 달레이는 "그동안 (대표팀에서)많은 것을 배웠지만, 아직 성공한 적은 없는 것 같다"라고 지난 커리어를 돌아봤다. 왕 달레이는 이대로면 월드컵 본선을 밟아보지 못하고 국대 골키퍼 장갑을 벗는다. 중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을 밟아본 적이 없다.
왕 달레이는 지난달 30일, 중국 대표팀의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6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베테랑 얀 준링(상하이포트)과 A매치 경험이 없는 쉬칭하오(상하이선화), 위진용(산둥타이산)이 뽑혔다.
월드컵 본선 탈락 후 이반코비치 감독을 즉각 해임하고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 중국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한국(7일), 일본(12일), 홍콩(15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중국축구협회는 대회 후 2027년 사우디 아시안컵에 대비해 정식 사령탑을 선임할 계획이다. 파울루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과 펠릭스 산체스 전 카타르 대표팀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