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또 다시 오심이 발생했다. 온필드리뷰를 하고도, 벌어지는 오심에 현장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서울 이랜드가 눈물을 흘렸다. 이랜드는 지난달 28일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충남아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8라운드에서 1대1로 비겼다.
이랜드 입장에서 중요한 경기였다. 이랜드는 2로빈 들어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1무3패의 부진에 빠졌다. 순위도 내리막을 탔다. 한때 선두까지 올랐지만,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5위까지 내려갔다. 반등이 절실했다. 김도균 감독은 수비를 재정비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전반 18분 김민호 골키퍼가 롱킥을 시도했고, 정재민이 머리로 떨궈줬다. 이 볼은 오른쪽에 있던 에울레르에 향했고, 에울레르는 수비를 벗기며 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충남아산의 수비수 김영남이 에울레르의 허리를 감싸며 쓰러뜨렸다.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누가봐도 명백한 페널티킥 장면이었다.
주심은 곧바로 VAR(비디오판독)과 교신했다. 유망한 공격장면을 저지한만큼, 현장도, 중계를 지켜보는 이들도 모두 퇴장 여부를 체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현장 전광판과 중계 화면 역시 '퇴장 판독중'이라는 자막이 나갔다. 온필드리뷰를 실시한 주심은 놀랍게도 페널티킥 취소를 선언했다. 충남아산 팬들 조차 의아한 판정이었다. 실제 커뮤니티에서도 '말도 안되는 판정'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랜드 측에서는 난리가 났다. 주심은 이랜드 벤치에 '잡는게 약했다'는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에울레르에게 시뮬레이션으로 경고를 줘야하는데 주심은 그러지 않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었다. 아쉽게 선제골 기회를 날린 이랜드는 전반 26분 데니손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23분 아이데일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거뒀지만, 이랜드 입장에서는 승리를 도둑맞은 느낌이었다.
이랜드는 곧바로 판정에 대한 항의 공문을 보냈다. 2일 심판 소위원회가 열렸고, 당연하게도 해당 판정은 '오심'으로 결론이 났다. 이랜드는 올 시즌 공식적으로 오심으로 인정받은 판정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승격 싸움에서는 승점 1이 소중하다. 잃어버린 승점은 누가 보상할 것이냐"고 가슴을 쳤다.
최근 들어 온필드리뷰까지 했음에도, 오심을 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강원FC의 K리그1 19라운드가 대표적이다. 전반 32분 김민준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이 공격에 가담한 강투지로 향했다. 서울 수비수 박성훈이 마치 레슬링을 하듯 몸을 잡아채며 쓰러뜨렸다.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지만, VAR과 교신 후 온필드리뷰를 진행했다. 너무나 명확한 장면이었지만, 주심은 그대로 정심을 유지했다. 이 판정 역시 심판 소위 결과 오심이었다. 당시 1-0으로 앞서던 강원은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넣었을 경우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지만, 후반 26분 동점골을 내주며 결국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물론 주심도 사람인만큼 완벽할수는 없다. 하지만 화면으로, 그것도 여러 각도로 여러차례 본 후 잘못된 판정을 내리는 것은 '자질'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K리그가 2017년 VAR을 도입한 이유는 심판의 눈으로 놓친 장면을 다시 한번 확인해, 명백한 오심으로 경기 결과가 뒤바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많은 효과를 보기도 했다.
헌데 판정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온필드리뷰까지 하고도 오심이 나온다? 그렇다면 결과에 대한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구성원들, 나아가 팬들에게 어떤 신뢰를 줄 수 있겠는가.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