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미리보는 결승전에서 서울고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서울고가 청룡기 16강행 열차에 극적 탑승했다.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 성남고를 눌렀다.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는 2학년 강타자 김지우의 활약 속에 신승을 거뒀다.
서울고는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성남고와의 2회전 경기에서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끈질긴 추격전 끝에 8대5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이 승리로 서울고는 16강에 진출했고, 성남고는 아쉽게 짐을 싸게 됐다.
서울고는 신세계이마트배 우승팀이고, 성남고는 황금사자기 우승팀. 불꽃 튀는 치열한 명승부가 예상됐다.
이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두 팀이 너무 빠른 스테이지에서 만났다. 두 팀 중 한 팀은 떨어져야 하는 운명. 서울고가 극적으로 웃었다.
서울고는 경기 초반 고전했다. 원투펀치 박지성, 이호범을 아껴 쓰기 위해 선발로 강민석을 택했다. 구속은 130km 정도로 매우 느리지만 변화구 구사와 제구가 좋아 올시즌 6경기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던 투수.
하지만 이 전략이 화근이 됐다. 강민석이 1회 2사까지 잘 잡았지만, 이진혁과 이서준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백서진에게 싹쓸이 3루타를 얻어맞았다. 폭투에 사구까지 나오며 순식간에 4실점. 서울고 김동수 감독은 1회부터 급하게 박지성을 올렸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하지만 기선을 제압한 성남고의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3회 안진표의 적시타로 점수차를 5점으로 벌렸다.
하지만 그냥 속절 없이 당하고만 있을 서울고가 아니었다.
서울고는 3회 선두 김태성의 볼넷과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2루 찬스서 1번 이시원이 1타점 추격의 3루타를 때려냈다. 이어 등장한 이정인이 희생 플라이 타점까지 더했다.
경기 분위기가 달아오른 건 4회말. 서울고의 2학년 4번타자 김지우가 호투하던 성남고 선발 조윤호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청룡기 대회에서 비거리 130m 홈런을 쳐 주목을 받았고, 올해는 투-타 모두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던 유망주. 중요한 순간 결정적 한방으로 추격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이날 목동구장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지우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찾았다. 화끈한 쇼케이스였다.
야금야금 추격한 서울고. 6회 2학년 김선빈의 1타점 3루타로 1점차 턱밑 추격에 성공했다.
그리고 7회 경기를 기어이 뒤집었다. 성남고 바뀐 투수 오훈택을 상대로 선두 김태성이 3루타를 치고 나간 뒤 부제원의 적시타가 터지며 5-5 동점이 됐다.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서 다시 4번 김지우가 등장했다. 김지우의 타구는 빗맞았지만, 힘이 워낙 좋아 중견수까지 날아갔다. 3루주가 부제원이 혼신의 힘을 다해 홈으로 쇄도했다. 성남고 중견수 김민석의 송구도 정확했지만 크로스타이밍에 심판은 양손을 벌려 세이프를 선언했다. 성남고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려 했지만, 이미 다 써버린 상황. 그렇게 서울고의 결승점이 만들어졌다.
서울고는 8회말 공격에서 김태성과 이시원의 쐐기 적시타로 3점 차로 벌리며 승리를 확인했다.
서울고는 1회 나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박지성에 이어 이호범이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되며 강한 상대와의 어려웠던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목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