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본헤드 플레이다. 주자의 집중력 문제다."
보기드문 경기 마무리였다.
2점 뒤진 9회초 2사 1루, 1루수가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1루주자의 리드 폭이 커졌다.
이게 불운이 됐다. 더할나위 없이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1~2루간을 꿰뚫는 타구였다. 그런데 하필 거기 서있던 주자에게 맞으면서 경기 종료가 됐다.
타자는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 주자는 김건희였다. 요즘 절정을 달리는 송성문의 타격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전날 마지막 순간을 돌아보며 "본헤드 플레이였다"고 단언했다.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 건 맞다. 하지만 주자의 집중력 문제다. 안이한 플레이였다."
배트에 제대로 걸린 총알 같은 타구였다. 주자가 보고 피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였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의 속내는 단호했다. 그는 "그건 핑계 밖에 안된다. 주자는 모든 가능성을 인지하고 준비해야한다. 엄연한 본헤드 플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8회초 무사만루에서도 상대 실책으로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사령탑은 "여러번 득점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매번 잘할 수는 없지만, 결국 그 점수를 못낸게 흐름을 넘겨준 것"이라고 돌아봤다.
힘겨운 4대2 승리를 거뒀던 적장의 속내는 어떨까. 필승조 원상현이 27구, 마무리 박영현이 26구를 던질 만큼 경기 막판 고전한 경기였다.
이강철 감독은 "어제 경기가 우리에겐 진짜 분수령이었다. 큰 경기를 잘 치렀다"며 미소지었다.
"키움 타선이 정말 잘 친다. 하위타선에 어준서 전태현 같은 친구들도 정말 무섭다. 송성문 타구도 너무 잘 맞은 공 아니었나. 2아웃에 왼손잡이라 1루수를 좀 뒤로 뺐는데, 그게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안했으면 주자가 리드를 안했을 테니까. 주자가 이만큼 나왔는데 딱 거기로 타구가 갔다."
이날 키움은 리드오프 송성문을 지명타자로 출전시켰다. 그간의 피로누적을 고려한 선택이다. 대신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이 콜업돼 3루를 맡았다.
홍원기 감독은 4연승 등 최근 상승세에 대해 "투수들이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준 덕분에 타자들도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됐다. 남은 전반기에는 마운드 안정화, 타자의 집중력을 살리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겠다. 전반기 마무리 뿐 아니라 후반기 시작에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