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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스카우트 앞에서 무력 시위' 한국의 오타니가 될 괴물 유망주의 등장 "이도류, 시켜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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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도류' 욕심 있습니다. 시켜만 주십시오."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경기가 열린 3일 목동구장. 30도가 훌쩍 넘는 엄청난 폭염에도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여러 선수를 보기 위해 찾았겠지만, 특히 한 선수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서울고 특급 유망주 김지우. 타자로는 지난해 1학년때 목동에서 열린 청룡기 대회에서 비거리 130m 홈런을 때려내 주목받았다. 투수로는 150km 가까운 강속구를 뿌린다. '한국의 오타니'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는 뜻. 당장 데려갈 수 있는 선수가 아닌, 2학년 선수인데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주목한다는 건 그만큼 이 선수가 가진 잠재력이 대단하다는 걸 의미한다. KBO리그 한 구단 스카우트는 "중학생 때부터 이미 타고난 재능을 보여줬다. 타격, 수비 다 좋다. 어깨도 매우 강하다. 거기에 발도 빠르다"고 귀띔했다.

과장이 아니었다. 우승 후보 성남고와의 경기, 4번-3루수로 출전해 추격의 솔로포에 결승 희생플라이를 쳐냈다. 고교 선수들이 나무 배트를 쓰는 요즘, 홈런 구경하기가 정말 힘든데 김지우의 타구는 프로 선수가 친 것과 같은 볼스피드와 궤적을 그리며 목동구장 좌중간 펜스를 넘어갔다. 그렇게 김지우의 활약 속에 서울고는 8대5로 '미리 보는 결승전'에서 승리했다.

벌써 내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엿보인다. 재밌는 건 '이도류'로 부산고의 같은 나이 라이벌 하현승과도 비교가 된다는 것이다. 하현승은 좌투좌타인게 다를 뿐, 투수와 타자 모두에서 재능을 뽐내는 선수다.

김지우는 홈런 상황에 대해 "직구를 노렸는데, 변화구가 뜨며 들어오는게 보이더라. 거기에 맞춰 돌렸다.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고고 2학년 선수가 변화구를 보고 자유자재로 배트 컨트롤을 한다는 뜻이다.

야구에 진지하고 의젓한 모습도 있다. 홈런이 좋으냐, 결승 희생플라이 타점이 좋으냐고 묻자 "홈런은 팀이 따라갈 때 나왔고, 결승타는 우리가 역전하는 상황이었으니 나는 결승타가 훨씬 좋았다"고 밝혔다.

본인이 주목받고 있는 걸 체감하느냐고 묻자 "느끼고는 있다. 많이 봐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성숙하게 답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앞에서 야구하면 긴장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처음에는 긴장이 조금 됐었는데, 봄 신세계이마트배 이후부터 적응이 돼더라. 오늘도 크게 신경 안쓰고 플레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하현승과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김지우는 "나는 오히려 즐기고 있다. 현승이가 나보다 좋은 점이 많다. 많이 배우고, 서로 건강하게 경쟁하며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투-타 겸업에 대해서는 "다 욕심이 있다. 시켜주시면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야수다. 그동안 타자를 메인으로 야구를 해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자신감 넘치고, 씩씩하고, 또 겸손한 인터뷰가 야구 실력만큼이나 인상적인 새로운 스타의 탄생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