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힘겨웠던 지난 한 달을 되돌아봤다. 미국 언론은 3안타 경기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이정후를 집중 조명했다.
이정후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5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0회 6대5로 승리했다.
이정후는 6월 타율 0.143(108타수 25안타)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었다. 이정후는 KBO리그 7시즌 통산 타율 0.340을 기록, 역대 1위를 찍고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긴 천재 타자다. 시즌 타율 3할을 넘기지 못한 적이 없는 이정후가 월간 타율 1할대에 그쳤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일을 냈다. 1회 선두타자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우월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상황. 2사 후 윌머 플로레스가 볼넷을 얻어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정후는 애리조나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초구를 공략해 3루타를 쳤다. 시속 92.6마일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렸고, 이정후가 이를 놓치지 않고 우중간 담장 직격 3루타로 연결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이정후는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2번째 타석에서도 켈리에게 장타를 뺏었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체인지업이 존 가운데로 몰렸는데, 이정후는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월 2루타로 연결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진 못했다.
이정후는 8회 1사 후 2번째 타석에서 단타를 추가했다. 1루수 쪽 내야안타. 이 안타로 이정후는 히트 포더 사이클에 홈런 하나가 부족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5월 7일 이후 첫 3안타 경기였다.
이정후는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상황에서 2루주자로 나섰다. 이정후는 엘리엇 라모스의 안타로 3루를 밟았고, 패트릭 베일리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득점했다. 팀 승리를 이끈 결승 득점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매체 'NBC스포츠베이에어리어'는 경기 뒤 '이정후는 3루타에 이어 2루타를 치면서 지난달 5일 이후 처음으로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내야 안타를 추가하면서 5월 7일 이후 처음 3안타 경기까지 해냈다. 이정후는 최근 원정 무안타(14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었지만, 팻 버렐 타격코치는 최근 이정후의 스윙을 봤을 때 곧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정후는 히트 포더 사이클을 거의 달성할 뻔했는데, 그의 마지막 타구가 외야 깊은 곳에서 뜬공이 됐다'고 덧붙였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런 경기를 원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마음고생했을 이정후를 다독였다.
이정후는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 알다시피 우리는 매일 경기한다. 심지어 내가 안 좋은 경기를 해도 다음 날 또 다른 경기를 뛰어야 한다.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샌프란시스코 코치진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정후는 강하게 잘 맞은 타구들이 평소처럼 안타가 되지 않고 상대 수비에 잡히면서 고전했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MLB.com은 '이정후는 지난 몇 달 동안 그를 응원하고 지지한 코치들과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마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이정후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정후는 "이 경기를 시작으로 7월, 8월, 9월 다 훌륭한 달이 되길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팀을 돕고 싶고, 팀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