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믿을맨 최준용이 무너졌다.
최준용은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5-2로 앞선 8회말 구원 등판했다. 2-2로 맞선 8회초 레이예스의 1타점 적시타와 전준우의 2타점 적시 2루타가 터져 3점차로 거리를 벌리며 분위기를 탄 상태. 최준용이 마무리 투수 김원중에게 바통을 넘기는 게 어렵진 않을 듯했다.
하지만 최준용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창진에게 안타 하나만 허용하고 2사까지 잘 버텼는데, KIA 강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승부에서 문제가 생겼다. 볼카운트 2B2S에서 시속 151㎞짜리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렸고, 위즈덤이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5-4로 쫓기는 투런포.
홈런을 허용한 뒤로 최준용은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타구 운도 따르지 않았다. 최형우의 타구가 좌중간으로 애매하게 뜨는 바람에 야수들이 우왕좌왕해 안타가 됐고, 2사 1루에서는 오선우가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최원준까지 우전 적시타를 때려 5-5가 됐다. 4타자 연속 안타. 롯데는 투수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바뀐 투수 김강현은 추가 실점을 막지 못했다. 김호령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고, 김태군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 7-5로 뒤집었다. 최준용의 책임주자가 모두 득점해 5실점.
결국 3연투가 독이었을까. 최준용은 지난 2일과 3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차례로 등판했다. 2일은 5타자를 상대하면서 1⅓이닝 무실점, 3일은 4타자를 상대하면서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멀티 이닝이었는데, 투구 수가 많진 않았다. 2일은 16구, 3일은 6구를 던졌다. 요즘 3연투를 많이 하지 않는 추세지만, 일단 승부수를 던졌던 이유다.
최준용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중도 귀국해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지난 5월 17일 1군에 등록돼 49일차다. 어깨 부상 전력도 있어 올해는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겨야 하는 경기를 잡으려면 롯데는 최준용이 필요하다. 23경기에 등판해 25이닝을 책임지면서 1승, 1세이브, 9홀드를 기록했다.
최준용은 벤치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했지만, 6월부터 달아오른 KIA 타선의 기세를 잠재우진 못했다. 5실점은 올 시즌 개인 최다 실점 기록. 시즌 평균자책점은 3.33에서 5.04까지 폭등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