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김혜성이 모처럼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공수에 걸쳐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혜성은 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6번 2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는 어려운 타구를 두 차례나 멋진 송구로 처리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다저스는 1대5로 패했다.
우선 김혜성은 1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크리스티안 워커가 친 중견수 쪽으로 빠질 듯한 타구를 잡아 그대로 달려가던 속도에 맞춰 역모션으로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현지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LA 캐스터 조 데이비스는 "김하성이 굉장한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중견수로 바로 빠질 것 같았던 타구를 2루를 지나 잡아내며 1루로 던졌습니다. 실점을 막는군요"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어 2회 수비에서도 비슷한 수비를 보여주며 또 한번 감탄을 자아냈다. 휴스턴 선두타자 야이너 디아즈가 친 땅볼이 2루 왼쪽으로 지나는 순간 글러브를 뻗어 잡아낸 김혜성은 다시 역모션 러닝 송구로 1루로 던져 처리했다. 원바운드를 정확하게 캐치한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의 플레이도 돋보였다.
데이비스는 "김혜성이 점프 송구를 합니다. 마치 지터와 같은 플레이(Jeter Exque)예요. 와우, 명장면 제조기(human highlight film)입니다. 김혜성, 아름다운 플레이입니다. 앞서 1회 수비보다 더 훌륭합니다"라며 또다시 감탄을 쏟아냈다.
과거 뉴욕 양키스 유격수 데릭 지터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빠질 듯한 땅볼을 잡아 강한 어깨를 앞세워 역모션으로 1루로 정확히 송구하는 수비로 명성을 떨쳤다. 지터를 연상시키는 수비라는 것이다.
수비에서 신바람을 낸 김혜성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0-0이던 2회말 선두 마이클 콘포토가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루.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휴스턴 우완 선발 라이언 거스토를 볼카운트 2B2S까지 끌고 간 뒤 5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로 날아든 89.6마일 커터를 그대로 밀어 때려 라인드라이브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타구속도는 97.7마일로 하드히트이자 배럴이었다.
그러나 다음 타자 미구엘 로하스가 2루수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김혜성은 2루에서 포스아웃됐고, 다저스는 계속된 2사 3루서 돌튼 러싱의 좌월 2루타로 선취점을 냈다.
하지만 김혜성은 이후 세 타석에서는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4회 1사후에는 거스토의 81.6마일 한복판 커브를 잘 받아 쳤으나, 타구속도 105.4마일의 땅볼이 유격수 잭 쇼트 정면을 향하고 말았다. 7회와 9회에는 잇달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타율 0.351(94타수 33안타), 2홈런, 12타점, 16득점, 8도루, OPS 0.885를 마크했다.
다저스는 이번 홈 3연전을 스윕당하면서 최강팀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5월 17~20일 4연패 이후 48일 만에 3연패를 당한 다저스는 56승35패를 마크, ML 전체 1위를 AL 중부지구 선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57승34패)에 빼앗겼다.
특히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 상대팀으로 '사인 훔치기'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과의 올시즌 맞대결을 모두 내주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다저스는 작년에도 휴스턴과의 3연전을 1승2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투타 겸업을 재개한 오타니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타율이 0.278(349타수 97안타), OPS는 0.990으로 하락했다. 2할7푼대 타율과 1점대 미만의 OPS는 지난 5월 2일 이후 66일 만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