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엄청난 골이었다."
데얀 주르예비치 중국 대표팀 감독 대행은 이동경(김천 상무)의 선제골을 이렇게 평했다.
이동경은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전반 8분 왼발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박승욱이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찔러 준 패스를 김문환이 받아 아크 오른쪽의 이동경에게 넘겼고, 이동경은 수비수를 등진 채 이 패스를 그대로 흘려 보내 공간을 만든 뒤 지체 없이 왼발로 감아쳤다. 중국 골키퍼 얀쥔링이 다이빙 했지만,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골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중국을 3대0으로 완파하며 공한증 전통을 이어갔다. 주르예비치 대행은 "경기 초반 준비한대로 선수들이 잘 플레이했지만, 엄청난 골을 내준 뒤 한국에 흐름을 내줬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경기 후 "굉장히 더운 날씨였지만,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운을 뗐다. "최근 슈팅 감각이 좋다고 느꼈는데, 잘 들어간 것 같다"고 득점 장면을 돌아본 이동경은 "아무래도 대표팀이라는 자리가 쉽게 주어질 수 없다. 꿈이기도 하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최선을 다해 임하려 했고,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득점이 흡사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곧잘 골을 만드는 '손흥민존'에서 터졌다는 물음에는 "비교도 안된다. 난 이제 한 골 넣었고, 흥민이형은 워낙 많이 넣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무한 경쟁의 무대다. 홍명보 감독은 '전쟁'이라는 단어를 통해 북중미월드컵까지 남은 1년 간 건전한 경쟁과 발전이라는 테마를 소개했다. 동아시안컵 첫 경기부터 실험적 구성과 전술을 선보였다. 이동경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서고 싶은 마음과 목표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라면 모두 마찬가지"라며 "(월드컵 출전은) 정말 꿈이다. 그에 걸맞게 준비하고 노력해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병장으로 진급한 이동경은 "후임병이 들어오니 굉장히 편안하다. 남은 3개월 간 많이 배우고 재밌게 생활하며 전역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용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