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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⅓이닝 무실점 151km 쾅! 그런데 투수가 부업이라고?! → "방망이는 이대호, 수비는 김하성" '삼도류' 엄준상 누가 데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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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최고 151km를 던지며 15⅓이닝 동안 무실점인데 투수가 부업이라고 한다. 덕수고 2학년 엄준상(17)이 벌써부터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엄준상이 올해 청룡기에서 투수 유격수 타자로 맹활약을 펼치며 야구 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엄준상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16강 진영고와의 경기에 3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안타는 없었지만 볼넷 3개와 희생플라이 타점 등을 엮어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26대3 대승에 힘을 보탰다.

엄준상은 1회전과 2회전에서 '투수'로 화제를 모았다. 엄준상은 2일 1회전 경기상고전 5회 2사부터 경기 끝까지 4⅓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3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투수로 변신했다.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로 때렸다. 4일 경기고와의 2회전에서는 7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0-3으로 뒤진 2회초 2사 1, 3루에 구원 출격해 불을 껐다. 그리고 또 끝까지 던졌다. 이번 16강에서는 유격수로만 뛰었다.

엄준상은 청룡기에서만 11⅔이닝 무실점이다. 올 시즌 전국대회에서는 4경기 15⅓이닝 무실점, 탈삼진 11개에 볼넷은 단 1개다. 이닝당출루허용율(WHIP)이 0.53에 불과하다. 타자로는 19경기 84타석 타율 0.379 / 출루율 0.481 / 장타율 0.576에 OPS(출루율+장타율) 1.057이다.

엄준상은 이미 유격수로 가닥을 잡았다. 엄준상은 "사실 원래는 투수 생각이 거의 없었다. 어릴 때부터 유격수였다"고 망설이지 않았다.

좋은 옵션을 하나 확보한 것으로도 이미 대단하다. 엄준상은 "그래도 나름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야수가 잘 안 됐을 때 대안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롤모델도 확실하다. 엄준상은 "이대호 선수의 부드러운 타격을 동경한다. 수비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주로 본다. 김하성 선수를 보고 따라한다"고 고백했다.

엄준상은 내년 드래프트에 나올 수 있다. 이미 최대어를 예약했다. 엄준상은 "기분은 좋은데 더욱 성장해야 한다. 장타력을 갖춘 타율 좋은 타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당장은 청룡기 우승이 간절하다. 엄준상은 "우리가 시즌 초반 황금사자기나 이마트배에서 성적을 못 냈다. 덕수가 올해 약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 평가에 반대되는 성적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목동=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