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신태용 감독의 후임인 파트릭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향한 인도네시아 정계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는 흐름이다.
인도네시아 매체 세팍볼라는 5일(한국시각) '안드레 로시아데 국회의원은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비판했다'며 로시아데 의원의 발언을 조명했다.
로시아데 의원은 인도네시아가 일본 원정에서 0대6으로 크게 무너졌을 때 경기 후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일본 오사카 현장에서 서포터들이 얼마나 슬퍼하고 실망했는지 국민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천 명, 많게는 7천 명이 티켓을 구해 오사카까지 날아가 경기를 봤다. 팬들이 오사카에서 아직도 슬픔에 잠겨 있는데, 이 친구는 교토로 여행을 갔다. 그게 감독이 할 일인가?"며 분노했다.이어 로시아데 의원은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인도네시아에 상주하지 않는 모습을 거론하며 "정서적인 유대감도 없고, 팀과의 교감도 없다. 마치 '동네 축구팀 감독'처럼, 경기 있을 때만 나타난다"며 지적했다.
로시아데 의원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매체 TV1뉴스는 8일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향한 로시아데 의원의 추가적인 비판을 전했다. 로시아데 의원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아시아지역 4차예선에 올랐다. 4차예선에 진출한 6개 나라는 3팀씩 2개조로 나눠서 경기한 뒤에 각 조 1위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조 2위끼리 대결해서 승리한 나라는 월드컵 대륙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마지막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4차예선을 통과하기 어려운 전력이다.로시아데 의원은 클라위베르트가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이 결여된 인물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호주에서의 사건을 인도네시아축구협회 사람들이 나에게 직접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현실적으로 팀을 보고 훈련시킨다. 훈련한 게 그대로 나온다. 공격 방식, 수비 방식, 역습도 그대로 드러난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며 클라위베르트와 신태용 감독을 비교까지 했다.
그는 "신태용 감독은 기술 회의에서 영상 분석을 2시간 가까이 했다. 그런 다음 각자 역할을 나눴다. 그런데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영상을 겨우 15분 틀고 '자, 이제 내일 경기 잘하자'라고 끝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 고위직이 직접 알려준 이야기다"며 폭로를 멈추지 않았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은 최근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향한 비판에 계속해서 신뢰를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비판적인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클라위베르트를 감싸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선 반드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가져와야 한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