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4할5푼2리, 실화냐.
롯데 자이언츠의 여름이 뜨겁다. '상동 자이언츠' 무명 선수들의 대반란으로 전반기가 끝나갈 때까지 상위권 싸움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와 공동 2위. 선두 한화 이글스와는 3.5경기 차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잇몸 야구'의 대반전이다. 주전 윤동희, 나승엽, 황성빈 등이 빠진 틈을 장두성, 김동혁, 한태양 등이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그 중 최근 가장 무서운 선수는 다름 아닌 박찬형이다. 박찬형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독립구단 화성 코리요 소속이었다. 하지만 박찬형의 가능성을 알아본 롯데가 손을 내밀었고, 신고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보통 신고 선수가 프로 유니폼을 입어도, 1군 데뷔까지는 오래 걸리는 게 보통. 2군에서 실전용 선수로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찬형은 "이미 실전용"이라는 2군 코칭스태프 평가에 지난달 전격 1군에 데뷔했고, 정말 '실전용'임을 제대로 입증하고 있다. "연습만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라고 하던 김태형 감독의 눈을 완전히 틀리게 만들었다.
13경기 타율 4할5푼2리. 파워는 부족하지만, 발군의 컨택트 능력을 자랑한다. 출루율이 무려 4할8푼5리. 33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 2개, 삼진 3개 뿐이다. 홈런은 달랑 1개, 2루타와 3루타도 없는데 장타율이 무려 5할4푼8리다. 장타율은 장타 친다고 무조건 높은게 아니다. 단타도 장타율 계산에 반영이 된다. 장타를 치면, 가중치가 붙는 개념. 이 말인 즉슨, 박찬형의 경우 어떻게든 방망이에 맞히고 결과를 본다는 의미다. 일단 쳐야 안타든, 아웃이든 결과가 나온다. 내야 수비도 제법 잘한다.
이런 선수가 도대체 왜 프로 지명도 받지 못하고, 드래프트 낙방 후 신고 선수로도 뽑히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아무래도 스카우트들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당장 실력도 중요하지만, 미래 발전 가능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둔다. 박찬형처럼 체구가 작고, 파워가 부족한 선수들은 프로 수준에서 내야를 빠져나가는 타구를 생산하기 힘들다며 눈길을 주지 않는게 보통이다.
박찬형에 앞서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독립리그 신화를 먼저 쓴 황영묵도 비슷한 케이스. 잘 치고, 잘 잡고 던지고, 잘 달리지만 프로의 외면을 받았었다. 두 사람 모두 1m70대에 마른 체구다. 최근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NPB 2군리그에서 뛰다 SSG 랜더스에 입단한 장현진도 비슷한 케이스다. 서울고 3학년 시절 시즌 타율이 4할을 훌쩍 넘었지만, 10개 구단 모두 눈길을 주지 않았다.
10개 구단 스카우트 파트가 다 비슷한 기준으로 선수를 뽑는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잠재력에 점수를 더 주는게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그동안의 데이터가 축적됐을 것이다. 하지만 약해보이는(?) 몸으로도 이렇게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들이 대학, 독립리그에 엄청나게 많다는게 현장 지도자들의 평가. 박찬형의 반란으로 프로 구단들의 눈이 독립리그로 더 향하는 계기가 만들어질지 모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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