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힘겨웠지만 끝까지 해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대구상원고가 청룡기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대구상원고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인천고와의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4대3으로 승리했다. '에이스' 김세은이 투구수 제한으로 등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현수의 호투가 돋보인 경기였다.
대구상원고가 1회말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피창현의 볼넷 출루와 2루 도루 성공, 김명규의 희생번트 성공 이후 3번타자 남태웅의 적시타로 1-0 리드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어진 찬스에서 인천고 이태양이 병살타를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1회 이후 호투를 이어가던 이태양이 3회말 흔들리기 시작했다. 1아웃 후 김민재의 얼굴에 공을 맞히는 사구가 나왔고, 이후 이태양의 제구가 들쑥날쑥 해졌다. 1사 1루에서 대구상원고 피창현이 깔끔한 컨택 능력을 앞세워 왼쪽 라인선상 바로 옆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면서 주자를 모았다. 대구상원고의 1사 1,2루 찬스. 인천고가 투수를 박준성으로 교체했고, 남태웅 타석에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대구상원고는 달아날 수 있는 찬스를 계속해서 놓쳤고, 인천고는 이렇다할 득점권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채 1점 차로 끌려가는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그리고 6회초 인천고가 마침내 무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박겸의 기습번트 성공에 이어 4번타자 김지석의 안타로 순식간에 무사 1,3루. 인천고의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잘던지던 대구상원고 두번째 투수 유현수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준희도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무사 만루. 그러나 인천고가 빅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태오 타석에서 스퀴즈를 시도하다 실패하면서 3루주자가 홈에서 태그 아웃됐다.
이태오가 결국 사구로 1루를 채우면서 다시 1사 만루가 됐지만, 유현수의 폭투로 1점을 얻은 것이 전부였다. 후속 타자들이 연속 뜬공으로 물러나며 어렵게 1-1 동점을 만드는 데 그쳤다.
인천고는 7회초 또 한번의 찬스를 놓쳤다. 선두타자 정동준이 2루타를 터뜨렸고, 폭투로 무사 3루 찬스를 맞이했으나 이어진 상위 타선 강동찬~이준한~박겸이 3연속 삼진으로 돌아섰다. 유현수의 호투가 돋보였다.
이후 양팀 공격은 다시 식었다. 인천고는 9회초에도 선두타자 사구 출루가 나왔지만, 후속 타자들이 스리번트 아웃에 2루 도루 실패, 낫아웃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9회말 대구상원고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엄유상이 박준성을 상대로 안타를 치며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진 1사 1,2루 찬스에서 서승환과 문경원이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승부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 인천고가 2점을 앞서나갔다. 무사 1,2루에서 강동찬이 스리번트를 시도했다가 삼진 아웃으로 허망하게 물러났지만, 김성보와 박겸이 연속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3-1 뒤집기에 성공했다.
마지막 10회말 대구상원고의 공격. 인천고는 박준성이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김상하의 번트 성공 후 김민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대구상원고가 다시 인천고를 1점 차 턱 밑 추격했다. 이어진 1사 1,3루. 인천고가 박준성을 내리고 이서준을 올렸다. 인천고는 이날 이태양~박준성~이서준으로 이어지는 '원투스리 펀치'를 전부 가동했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이서준은 이날 타격감이 좋았던 피창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
대구상원고의 마지막 집중력이 더 강했다. 이서준을 상대로 김명규가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준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목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청룡기 결과(8일)
▶8강전
대구상원고 4-3 인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