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다시한번 생각해 주시면 어떨까요."
LG 트윈스 박해민이 KBO기록원에게 부탁의 말을 남겼다. 3루타에 실책으로 기록된 것을 그라운드 홈런으로 다시한번 고려해 달라는 것.
상황은 이랬다. 9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 8-5로 쫓긴 7회말 1사 1,2루서 박해민이 키움 우완 투수 이준우의 몸쪽 낮은 131㎞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쳤다. 빨랫줄같은 안타성 타구였는데 너무 뻗어 나가 키움 우익수 스톤 개랫쪽으로 날아갔다. 잡히는 줄 알았는데 순간 스톤이 얼굴을 돌렸고 타구는 스톤의 글러브가 아닌 팔에 맞고 뒤로 튀었다. 타구가 조명에 들어가면서 놓친 듯.
박해민은 이때부터 전속력으로 달렸다. 스콘이 펜스까지 달려가 공을 주워 뿌렸고 이를 잡은 유격수 어준서가 홈으로 던졌을 때 박해민은 3루에서 멈추지 않고 홈으로 달리고 있었다.
포수 김건희에게 온 송구가 원바운드가 됐고 김건희가 공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이 박해민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 들어와 득점.
그라운드 홈런이냐 3루타에 실책으로 기록되느냐가 궁금했는데 공식 기록은 3루타에 유격수 어준서의 송구 실책이었다.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2대6 대승을 이끈 박해민은 경기후 그라운드 홈런이 되지 않은 것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너무 잘맞아서 잡히는 줄 알았는데 뒤로 빠지길래 무조건 홈까지 달리겠다고 생각하고 뛰었다"는 박해민은 "3루타에 실책으로 기록돼 좀 아쉬운 감이 있다. 다시한번 생각해 주시지 않을까"라며 기록이 정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말했다.
"이 무더운 날에 진짜 이 악물고 달렸다"면서 "이제는 넘겨서 홈런이 안되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홈런을 만들려고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기록원 분들께서 다시한번 생각해 주시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힘든 티를 팍팍 내기도.
사실 홈에서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박해민이 슬라이딩을 할 때 바로 앞주자인 박관우가 아직 슬라이딩을 한채로 그대로 있었기 때문. 박해민은 "포수가 잡았을 때 승부가 될지 안될지 보다 앞주자가 홈에 그대로 있어서 '빨리 나와라'라는 생각밖에 안했다"면서 "슬라이딩을 하려는데 징스파이크가 보이더라. 그래도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슬라이딩을 했는데 마침 관우가 잘 비켜줘서 세이프가 됐다"라고 말했다.
최근 타격이 워낙 좋지 않았던 LG였기에 주장인 박해민도 16안타로 12점을 뽑아 승리한 것에 꽤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해민은 "지난달 너무 안좋았기 때문에 전반기를 좀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선수들이 모두 합심해 연승을 이렇게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오늘 같은 야구가 딱 LG 트윈스의 야구인 것 같다. LG 야구가 제 궤도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한 박해민은 "내일까지 이기고 잘 휴식하면 후반기에도 또 달릴 수 있는 힘이 더 생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내일 하루만 진짜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이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승리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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