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심재민이 남다른 감격을 되새겼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2차전에서 11회말 터진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5대4, 힘겨운 재역전승을 거뒀다. 2연패 탈출과 더불어 두산의 4연승을 저지했다.
이날의 영웅은 단연 끝내기 안타를 친 이호준이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연장 10~11회 2이닝을 책임진 베테랑 심재민의 공도 만만치 않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이 어깨 통증으로 이틀 연속 등판할 수 없는 상황. 전날은 최준용을 9회에 쓰기 위해 아끼려다 8회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날은 최준용에게 2이닝 마무리를 맡겼지만, 마지막 순간 탈이 났다. 9회초 2사 2,3루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두산 강승호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강승호의 2루 도루와 이유찬의 역전타로 3-4 역전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9회말 두산 마무리 김택연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타 동점을 만들었다. 볼넷으로 출루한 한태양이 번트와 폭투로 1사 3루를 만들었고, 이호준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았다.
그리고 연장 10회초, 불펜이 바닥난 롯데의 한수가 바로 심재민이었다. 시작부터 험난했다. 두산의 중심타자 케이브-양의지를 상대해야했다.
하지만 케이브와 양의지, 전다민까지 모두 내야땅볼로 잡아냈다.
이어진 11회초, 첫 타자 박준순에게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박계범의 번트 때 3루수 박찬형의 과감한 2루 송구가 통했다.
강승호의 3루 땅볼 때 박찬형이 다시 2루 송구를 택했고, 이번에도 아웃이었다. 마지막 타자 이유찬이 어게인 9회초를 노렸지만, 2루 땅볼로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11회말 선두타자 정훈의 안타, 최항의 볼넷에 이은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632일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심재민이 승리투수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심재민은 "오랜만의 1군 등판이었다. 저녁 경기도 익숙하지 않아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연장 승부이고, 경기가 길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있고, 과감하게 승부하는 것이 야수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11회 상황을 돌아보면, (박)찬형이의 과감한 수비가 먼저 있었고, 그 분위기를 이어 정훈 선배님의 선두타자 출루, 호준이의 끝내기로 이어졌다"며 공을 돌렸다.
"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다. 남은 시즌 잘 준비해서 1군에서 더 좋은 모습 팬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