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금은 해체됐지만 손흥민-해리 케인, 이른바 '손-케 듀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강의 공격 듀오다.
2015년부터 토트넘서 한솥밥을 먹은 둘은 2023년 여름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때까지 호흡을 맞추며, 무려 47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24골-23도움, 케인이 23골-24도움을 기록했다. '첼시의 레전드' 디디에 드록바-프랭크 램파드(36골)를 넘어 EPL 최다 합작골 기록을 새로 썼다. 2020~2021시즌에는 무려 14골을 함께 만들며 EPL 단일 시즌 최다 콤비네이션 득점 기록도 세웠다.
'손-케 듀오'에 비할 수는 없지만, 올 시즌 K리그에도 막강 공격 콤비가 있다. K리그1에서는 FC안양의 모따-야고 콤비가 돋보인다. 가장 많은 5골을 합작했다. 모따가 4골-1도움, 야고가 1골-4도움을 기록했다. 안양이 올 시즌 기록한 24골 중 5분의1 정도가 둘의 호흡으로 이루어진 셈이다. 모따가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되며 만들어진 두 콤비는 야고가 주로 조커로 나서는 가운데서도,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김천 상무의 이동경-유강현 콤비가 4골을 합작하며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이 콤비는 유강현의 전역으로 해체됐다.
K리그2 최고의 듀오는 서울 이랜드의 정재민-에울레르 콤비다. 4골을 합작했다. 정재민이 올 시즌 5골을 기록했는데, 그 중 4골이 에울레르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둘의 콤비네이션은 최근 절정에 이르렀는데, 이랜드가 최근 4경기에서 기록한 5골 중 4골을 정재민-에울레르 콤비가 기록했다. 1m92에 달하는 정재민의 높이와 에울레르의 날카로운 왼발 킥이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최강 듀오는 가장 확실한 득점 루트다. 팀 전술이 아무리 잘 짜여 있다 하더라도 결국 상대 수비의 균열을 가져오는 것은 한두 선수의 번뜩이는 플레이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듀오의 존재는 공격진의 큰 힘이다.
그렇다면 K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 듀오는 누구일까. 정답은 FC서울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데몰리션', 데얀-몰리나 콤비다. 둘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세 시즌간 함께 하며 27골을 합작했다. 21골이 몰리나의 패스, 데얀의 마무리로 완성됐고, 6골이 그 반대였다. '데몰리션'의 호흡이 절정에 달했던 2012년 서울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시즌 둘은 13골을 합작했다. 몰리나라는 최강의 파트너와 함께한 데얀은 2011~2013시즌 득점왕 3연패를 이뤄냈다. K리그 역사상 유일한 기록이다.
'데몰리션' 다음 가는 듀오는 대구FC의 '세드가' 세징야-에드가다. 2018년부터 에드가가 부상으로 브라질로 복귀한 2022년 하반기를 빼고, 7년간 호흡을 맞춘 둘은 21골을 합작하며, 현역 최강의 콤비임을 확인시켰다.
단일 시즌 최다 콤비네이션 득점 기록은 2003년 전북 현대의 에드밀손-마그노가 기록한 15골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