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짜릿한 끝내기 안타의 순간, 동료들의 시원한 물세례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후배를 향해 수건을 펼쳐들고 다가온 다정한 한 남자가 있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5대4로 승리했다.
이호준은 볼카운트 1B2S에서 박치국의 146㎞ 직구를 정확히 끌어당겨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더그아웃에서 기다리고 있던 롯데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정철원이 물세례를 피해 도망가려는 이호준을 뒤에서 붙잡았고, 이어진 선수들의 시원한 물세례 속에서 이호준과 롯데는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모두가 이호준에게 물을 퍼부으며 시원함을 선사하는 사이 심재민이 흠뻑 젖은 후배를 위해 수건을 들고 나온 다정한 선배가 있었다.
바로 이날 연장 10회와 11회 2이닝을 책임지며 승리투수가 된 심재민이었다. 632일만에 1군에 복귀한 심재민은 1⅔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심재민은 이호준을 커다란 수건으로 감싸주며 진심 어린 축하를 전했다. 경기 후 심재민은 "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다. 남은 시즌 잘 준비해서 1군에서 더 좋은 모습 팬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박)찬형이의 과감한 수비가 먼저 있었고, 그 분위기를 이어 정훈 선배님의 선두타자 출루, 호준이의 끝내기로 이어졌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승리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심재민이었지만, 그는 조용히 뒤에서 젖은 동료를 챙기는 따뜻한 모습을 보였다.
고난의 시간을 겪으며 다시 마운드에 선 심재민에게 이 승리는 더욱 특별한 의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기쁨보다 동료의 배려를 먼저 생각하는 다정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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