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등팀 3번타자로 시합에 나간다는 자체가 너무 좋습니다."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 이글스. 올시즌 최고의 수확이라면 단연 문현빈이다.
뚝심의 김경문 감독이 3번타자로 박아놓고 키웠더니,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분출하고 있다. 10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치며 팀에 6연승을 선물했다.
전반기 85경기 타율 3할2푼4리 9홈런 46타점. 올스타 브레이크가 되기도 전에 100안타를 돌파했다. 벌써 102안타. 2023년 신인 시즌 114안타도 훌륭한 기록이었는데, 올해는 제대로 '커리어하이'를 찍을 기세다.
입단 때부터 타격 자질은 인정받았지만, 뭔가 승부처나 중요한 상황에서 멘탈적으로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문현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올해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한화의 3번타자다운 타격 실력을 뽐내고 있다. 작지만 단단한 그의 야구에, '짱돌멩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딱 어울린다.
마지막 끝내기 상황을 보면 성장한게 느껴진다. 2사 만루. 볼카운트 2B1S 유리한 상황 정해영의 제구가 완전히 흔들리는 가운데도 몸쪽 직구가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린다. 헛스윙.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방망이를 짧게 잡는다. 그리고 4개의 커트. 결국 힘이 빠진 정해영이 10구째 한가운데 실투를 던졌고 이를 가볍게 받아쳐 멋진 끝내기 안타로 만들었다.
문현빈은 "무조건 출루를 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볼넷이어도 승리였다. 공을 잘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승부 초반에는 소극적인 것보다 적극적인 게 맞다고 생각했다. 헛스윙 하더라도, 2S 돼더라도 충분히 칠 수 있다 생각했다. 대신 2S 이후에는 방망이를 정말 짧게 잡았다. 컨택트에만 완전 집중했다. 타이밍이 늦더라도 공을 완전히 내쪽으로 끌어놓은 다음 타격하자고 생각했는데, 슬라이더가 앞에 걸려 안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긴장하고, 흥분한 상태에서 쳤는지 사실 끝내기 안타를 친 공은 148km 직구였다.
문현빈은 올해 경험치를 먹는 자신에 대해 "계속 좋아지는게 느껴진다. 기술적인게 아니다. 멘탈적인 부분이다. 특히 감독님, 코치님, 전력분석팀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전반기를 평가해달라고 하자 "팀이 1등이라 좋다. 한국시리즈 가서 우승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가을야구도 아니다. 무조건 한국시리즈다. 내가 이런 1등팀에서 시합을 뛰고 있다는 것, 3번타자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고 당차게 말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외야 수비에 대해서도 "이젠 자신감만 있다. 어떤 타구가 와도 다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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