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한국 사회의 주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절주 문화의 확산과 코로나19 이후 경제 불황, 회식과 외식 문화의 감소로 전반적인 술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주와 같은 주류 소비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주목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노인층의 알코올 의존증 문제다. 젊은 세대가 음주를 자제하는 반면, 고령층의 알코올 의존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다사랑중앙병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집계된 입원환자 3761명 중 60대의 입원은 974건으로 전체의 25%를 넘어섰다. 이는 입원환자 4명 중 1명이 60대라는 것을 의미하며, 고령층의 음주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소주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코올 의존증 진료 환자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며 "특히 고령층의 만성 음주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알코올 의존증이 주로 20대에 시작되지만, 본인이 중독임을 인지하지 못해 치료 시기가 늦춰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실제 치료는 50~60대에 이르러서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를 자각했을 땐 이미 치료 적기를 놓친 사례도 적지 않다. 게다가 여름은 알코올 의존의 위험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절이다.
무더위 속에서 외부 활동을 하게 되면 혈관이 확장되고 땀 배출이 늘어나 수분과 전해질 손실이 빨라지는데, 이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더욱 빠르게 흡수되어 취기가 빠르게 오르고, 체온은 더 올라가 더위에 더 취약해진다.
60대 이상 남성의 상당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음주는 혈압을 급격히 올리고,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며, 약물 효과를 떨어뜨린다.
간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음주가 반복되면 지방간에서 간염, 더 나아가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경우 땀과 알코올의 이뇨작용이 겹쳐 탈수, 위장관 출혈, 급성 췌장염, 열사병, 심장질환 등 치명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실제로도 60대 남성의 경우, 더위를 핑계 삼아 음주를 반복하다 급성 간손상, 심혈관 질환 등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용준 원장은 "술을 마시면 순간적으로 시원한 느낌이 들지만, 이는 착각이며 오히려 알코올은 체온을 높이고 혈관을 확장 시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며 "무더위 속 잠을 이루기 위한 음주, 해장을 명분으로 한 아침 술 등은 알코올 의존증 전조증상일 수 있으며 이러한 습관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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